기자수첩/ 판박이 재앙 반복하는 안전 한국 이대로는 안 된다
기자수첩/ 판박이 재앙 반복하는 안전 한국 이대로는 안 된다
  • 정칠석
  • 승인 2018.01.04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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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칠석 기자

[시정일보]우리에게 안전한 대한민국은 요원한 것일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만 3년8개월이 지났지만 참사 그 당시만 모두가 안전한 대한민국을 구호로 외치며 냄비 끓듯 했을 뿐 아직도 우리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은 전혀 달라진 게 없는 듯하다.

지난해 연말 일어난 인천 영흥도 낚싯배 사고와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 29명의 안타까운 목숨을 앗아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광교신도시의 오피스텔 공사장 화재 등 모두가 반복되고 있는 안전 불감증에 의한 판박이 재앙으로 이것이야말로 안전 한국의 현주소가 아닌가 싶다.

특히 제천참사는 통로에 적치물이 쌓여 무용지물로 변한 비상구를 비롯 스프링클러 고장, 화재 감지기 이상, 완강기 부족, 방화셔터 작동 불량, 사우나 탕 안의 경보기 미작동, 자동 출입문 고장, 소방차 진입을 막은 불법주차, 자신들이 외부업체에 의뢰해 2층 여탕을 빼놓고 소방점검을 실시한 셀프 소방안전점검, 스티로폼이 주재료로 불연성외장재의 3분의 1가격에 불과한 싸구려 건축자재로 시공된 드라이비트공법의 외벽, 불법 증·개축, 굴절사다리차의 정비 불량, 여성 목욕탕 통유리 창문을 제때 깨지 않아 구조 활동을 못해 희생을 키웠다는 부실대응 의혹, 정쟁으로 얼룩지며 국회에 발의되어 있는 도로교통법 등 소방관련 법률이 상임위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 등 안전불감증의 종합세트라 할 수 있는 모든 악조건들이 겹쳐 이번 참사를 키운 인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사가 일어난 뒤에도 스포츠센터 주변 도로에 여전히 불법 주차 차량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니 할 말을 잃을 따름이다.

이렇듯 심각한 문제는 우리는 참사를 겪고도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하는 그러한 무감각한 고질병을 뿌리 뽑지 않고서는 대형 참사 때마다 구호로만 외치는 안전 한국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뿐이다. 각종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는 안전대한민국은 정부와 국민이 함께 할 때 가능하다. 아무리 작은 사고라 하더라도 대책을 소홀히 하면 언제든지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다. 국민의 안전의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대형참사는 언제든지 우리의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또한 우리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다.

차제에 정부는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점검해 관련 법규 강화 등 우리사회 곳곳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을 뿌리 뽑을 근본적인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치인들 또한 참사현장에 나타나 정쟁의 장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등 소방 관련 법안을 하루속히 처리하는 것이 더 급선무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