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시청앞/만족한 다음의 일을 예견해야 본성이 바로잡혀
시정일보 시청앞/만족한 다음의 일을 예견해야 본성이 바로잡혀
  • 시정일보
  • 승인 2018.01.04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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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飽後思味(포후사미)하면 則濃淡之境(즉농담지경)이 都消(도소)하며 色後思 (색후사음)하면 則男女之見(즉남녀지견)이 盡絶(진절)하나니 故(고)로 人(인)이 常以事後之悔悟(상이사후지회오)로 破臨事之癡迷(파임사지치미)하면 則性定而動無不正(즉성정이동무부정)이니라.

이 말은 菜根譚(채근담)에 나오는 말로써 ‘배부른 뒤에 음식을 생각하면 맛있고 없음의 구별이 사라지고 성교 후에 섹스를 생각하면 남녀의 관념마저도 없어진다. 그러므로 사람이 사후에 뉘우침을 미리 알아 사전의 어리석음을 깨뜨려 버리면 본성이 바로잡혀 바르지 않은 행동이란 있을 수가 없다'는 의미이다.

언젠가 나흘간의 금식을 한 적이 있다. 나 혼자만의 자리였다면 나는 아마도 하루를 지내고 나서 곧장 음식을 먹었을 것이다. 얼마나 배가 고프던지 왠 음식들이 그렇게나 많이 각양각색으로 머리속에 떠오르는지 참으로 견디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그 자리는 금식기도의 모임이었다. 허기진 배에 물만 마시며 시간을 죽이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았다. 나흘간의 금식을 마치고 나니 맛없는 음식이 없었다. 모든 종류의 음식들은 나름대로의 맛을 지니고 있었다. 금식하기 이전보다도 더욱 맛있는 식사를 즐길수 있었다. 그런 즐거운 식사의 나날이 며칠 지나고부터 다시 모든 음식들이 심드렁해졌다. 그것은 단순히 포식 탓이었다. 포식은 싫증을 낳는다. 또한 포만은 권태를 낳는다. 모든 것이 그렇다. 조금은 부족한 듯 한 데서 멈춰라. 넘치는 것은 남아도는 것은 아까움이 없이 버릴 수 있는 것은 허망이다. 그것을 미리 깨달아 본성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은 커다란 지혜이다.

작금에 들어 행정안전부가 전국 지방 공공기관 824개 중 최근 5년간 채용 실적이 있는 659개 기관의 채용 비리를 조사해 475곳의 1476건을 적발했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제대로 채용하는 일이 이상할 만큼 부패가 만연했다는 증거로 공기업 채용은 복마전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공공기관마다 한결같은 채용 비리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며 정권과 정부가 바뀌어도 아랑곳없이 이어진 것이다.

이는 불공정 경쟁의 상징으로 채용 시장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부당하게 차지하는 특권을 누리려는 기득권층의 탐욕이 빚은 결과가 아닌가 싶다.

청년 구직자들의 꿈을 짓밟는 공공기관 채용 비리야말로 중대한 범죄로 채용 비리에 연루된 공공기관 임직원들에게는 가차 없이 민·형사상 책임을 반드시 물어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