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칼럼/ 통합과 포용이 지배하는 사회로 가자
시정일보 칼럼/ 통합과 포용이 지배하는 사회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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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04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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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2018년 새해가 밝았으나 우리는 아직 어둡고 긴 터널 속에 있다. 반추해 보면 국정농단, 대통령 탄핵과 정권교체를 함께 이룬 역사적인 사실보다도 심각한 것은 우리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비관과 무기력이다.

어쨌든 지난 한해는 대한민국은 물론 헌정사상 길이 기억될 시간이었다. 우리 국민들은 국정농단 세력에 의해 유린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추운 겨울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섰다. 그리고 그 촛불의 힘을 통해 기어코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말았다.

민주주의와 헌법적 질서를 유린한 대통령에게 헌법적 절차에 따라 책임을 묻고 자유롭고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권을 창출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촛불시민들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고, 단 한 건의 폭력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촛불을 든 까닭은 국정농단 세력을 단죄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잘못된 과거와 절연하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염원도 담겨 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 민주당은 ‘나라다운 나라, 사람이 먼저인 대한민국’ 그리고 ‘국가개혁과 한반도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다.

여러 언론매체에서 발표한 ‘2017 10대 뉴스’에 ‘적폐청산 수사’가 단연 약방에 감초 격이다. 요점은 검찰을 비롯해 정부 전체가 ‘적폐청산'에 매달렸다. 각 부처에서 자발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전(前) 정권, 전전(前前) 정권 일을 들춰내 수사기관에 고발하거나 수사 의뢰를 했다. 과거 정권에서 요직을 지낸 인사 상당수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에서만 적폐 수사로 27명을 구속했다. 전 정권 국정원장 세 명에 대해 동시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무리한 적폐 청산 수사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구속적부심에서 석방되는 등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수사를 받던 현직 검사가 자살하는 일도 있었다(인용).

무엇보다도 19대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는 적폐청산을 공약 중 하나로 삼아 적폐청산 의지를 공고히 하였기 때문이었으리라. 당연한 일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쌓여온 악습의 청산, 즉 부정적 요소는 반드시 제거하는 일에 이의를 제기할 국민은 없다. 그렇지만 인적 청산에만 급급한 나머지 제도적 보안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지금의 눈으로 과거를 재단하거나, 이념이나 정파적 이해관계로 시대를 규정하면 역사와 역사적 인물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한 시대는 ‘공과 과’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금 사회 분위기는 그의 공을 기리기는커녕 적대적 증오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심히 걱정된다. 바로 전 정권도 그랬다.

이미 미·중 간 패권경쟁은 피할 수 없이 안보 동맹과 무역시장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이 앞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 정치권은 국가 전략 수립이 아니라 미·중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새해 세계정세를 초불확실성의 시대로 부르는 것이 전혀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많은 국민들이 일방적 통치의 시대, 승자독식·패자절망의 시대, 비타협 무한투쟁 시대를 이제는 끝내자고 간구한다. 지역, 계층, 세대, 이념의 갈등·노사관계·저출산 고령화 등 우리의 많은 갈등도 넘어서는 안 될 선은 넘지 않는 사회로 가자는 것이다. 보다 나은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하려면 편 가르기를 접고 통합과 포용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돌이켜 보면, 불행하게도 우리 민족은 문화를 파괴하는 버릇이 있다. 한번 판국이 바뀌면 이전 것은 싹 없애 버리는 버릇이 지금도 남아있다. 이런 행위는 문화의 죄인이 되는 것이다. “문명의 미래는 현대인의 사고를 지배하는 무의미함과 희망 없음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알베르트 슈바이처의 말을 상기하자.

계왕개래(繼往開來)나 법고창신(法古創新),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같은 사자성어의 의미는 모두가 옛 전통을 이어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자는 뜻이다.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고 다양한 의제들을 논의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 문재인 정부가 할 일이다. (한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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