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시청앞/ 욕심이란 채우면 채울수록 밑바닥이 없어
시정일보 시청앞/ 욕심이란 채우면 채울수록 밑바닥이 없어
  • 시정일보
  • 승인 2018.01.2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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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作人(작인)이 無甚高遠事業(무심고원사업)이라는 擺脫得俗情(파탈득속정)하면 便入名流(변입명류)하고 爲學(위학)이 無甚增益工夫(무심증익공부)라도 減除得物累(감제득물루)하면 便超聖境(변초성경)하리라.

이 말은 ‘사람으로서 뛰어나게 위대한 일은 못 하더라도 세속의 인정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명사라 일컬을 수 있다. 학문을 연마하되 뛰어나게 공부 못하더라도 물욕을 마음에서 덜어낼 수 있다면 성인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는 의미이다.

위나라의 문제는 노식의 능력을 높이 사서 그를 이부상서라는 높은 자리에 임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자네라면 괜찮을 것 같아. 그저 집안이 좋다든지 하는 것만으로 높은 지위에 앉는 것 따위는 참으로 곤란한 일이야. 땅에 그린 그림은 먹을 수가 없으니 말이지. 그림의 떡을 말한 대목이다. 볼 수는 있어도 먹을 수도 없고 가질 수도 없어 실속 없고 오히려 보지 않느니만 못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 역시 욕심을 경계한 말이다. 박종화의 소설 <금삼의 피>에는 사람의 새빨간 욕심이란 채우면 채울수록 밑바닥이 없는 것이다. 그것은 사람의 강렬한 본능이기 때문이다. 이 야수 같은 새빨간 본능은 사람의 마음 어느 한 귀퉁이에 몇 천년 몇 만년을 두고 길게 강하게 뿌리박혀 내려왔다. 그러나 사람은 도덕이란 옷과 예절이란 굴레를 쓰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 야수성을 뿜을 수 있다가도 반성하는 마디에 이르러서는 소스라쳐 돌아설 수 있다고 욕심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

작금에 들어 금융감독원 직원이 가상화폐 투기에 참여해 규제정보를 이용한 수익을 올렸다는 의혹에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가상화폐 대책 마련에 관여한 금감원 직원이 대책 발표 직전 보유 중인 가상화폐를 팔아 50%의 차익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가상화폐 컨트롤타워격인 국무조정실에 파견된 금감원 직원이 가상화폐 1300여만원 중 절반 이상을 매도해 700여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국무조정실 주재 대책회의를 통해 결정된 미성년자 거래 금지와 과세 등의 규제 방안이 발표되기 이틀 전 일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금감원 직원이 내용을 알고 미리 판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에 충분하다. 정부는 거래소 폐쇄까지 거론하면서 가상 화폐를 금기시해놓고 정작 담당 공무원들이 여기에 투자하면서 내부 정보를 이용해 돈을 벌었다니 다른 투자자들이 격분하지 않을 수 없다.

차제에 정부는 가상화폐 관련 공무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 범법 여부는 물론 부적절한 처신이 있는지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