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사설/ 과거방식이 바뀌지 않는 것도 적폐다
시정일보 사설/ 과거방식이 바뀌지 않는 것도 적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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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0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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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과거의 방식이 바뀌지 않는 것도 적폐’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 시대다. 과거 ‘대를 위해 소가 희생한다’는 것은 교과서에서 배운 교훈이다. 그러나 동계올림픽에서 불거진 여자아이스하키선수에 대한 결과는 ‘왜 대를 위해 개인의 이익이 희생돼야 하느냐’는 여론이 큰 이견을 낳았다. 북한의 아이스하키 선수와 함께 단일팀 문제로 한국의 선수가 경기에 불이익을 당하는 데서 불거진 사항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수촌을 찾아가 아이스하키선수의 이해를 구했지만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결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20대와 30대의 시대적인 인식이나 이념에 대한 눈높이가 과거의 방향에서 크게 달라지고 있음을 보였다. 이러한 현상을 이삼십대의 편향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대한 인식이 바꿔야 한다는 데에 이르게 한다. 청와대나 문재인 대통령도 ‘깨달음이 크다’는 직접적인 반성의 목소리도 발표했다.

사회 분위기는 ‘공무원’이 혁신하지 않고 과거에 연연한다면 공무원도 ‘혁신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후 첫 장차관 워크숍을 열고 “장차관이 다 함께 바라봐야 할 대상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라며 “부처 간 입장이 다르고, 국민들 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정책은 충분히 설득과 공감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동, 무사안일, 탁상행정 등 부정적 수식어가 더 이상 따라붙지 않도록 각 부처와 소속 공무원이 혁신의 주체가 돼 과감하게 정부 혁신을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도 “가장 그렇지 않아야 할 것 같은 검찰 내에서도 성희롱이 만연하고 2차 피해가 두려워 참고 견딘다는 것”이라며 성희롱 성추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문화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문제는 대통령이 당부하고 채근하면 정책이나 일이 진행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있다. 밀양 화재 참사로 소방법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가 30분 만에 30일 깜짝 통과되는 것도 적폐의 하나다. 이미 했어야 할 일들이 각 정당의 이해관계로 밀고 당기다가 많은 인명의 피해를 당한 뒤 국민의 따가운 시선에 화들짝 국회통과는 정말로 볼썽사나운 큰 적폐의 하나다.

개혁정책들이 대통령이나 총리의 지지나 질책에 의해서 움직이는 공직사회라면 큰 틀에서 점검이 필요하다. 공직사회가 움직이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상하 위계질서가 철저함을 빙자로 성희롱 같은 독 뭍은 손길이 작용하듯, 모든 문제점에는 그만한 이유가 도사리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워크숍에서 “모든 정책에는 그림자가 있다. 정책취지만으로 밀어붙인다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 총리의 말처럼 밀어붙이는 정책에서 국민을 바라보는 공직자의 관심행정으로 솔선수범하는 문화로 바꿔나가야 한다. 이 같은 문제가 공직사회 스스로의 머리와 분위기에서 나오지 않는다면 공직사회가 발전된 나라의 행정도 배울 필요가 있다. 아니면 공직정책 능률화를 연구하는 자문기구라도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