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칼럼/ 초연결의 비용은 누가 감당할 것인가?
시정일보 칼럼/ 초연결의 비용은 누가 감당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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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0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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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규 논설위원

[시정일보]얼마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150개국 4000여개의 기업, 16만5000명 이상의 참가자가 모인 ‘제50회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8’이 열렸다. CES에는 전자기뿐 아니라 자동차업계까지 폭 넓게 참여며 저마다의 기술력을 뽐낸 적 있다.

이번 ‘CES 2018’의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의 상징인 ‘스마트시티’다. 이는 작년 같은 행사에서 제시된 ‘스마트홈’에서 연결성 개념이 도시까지 확장된 것이다. 유수의 가전, IT업체뿐만 아니라 통신업체, 자동차 업체까지도 미래 초연결 시대의 중심을 차지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어떤 디바이스가 초연결시대의 중심을 차지하는 패권을 가져가게 될까? 스피커나 냉장고 같은 가전용품이 될 수도 있고, 로봇이 될 수도 있으며 웨어러블 기기가 될 수도 있고 자동차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디바이스들이 AI 기능을 가지고 IoT 연결을 통해 ‘제대로 작동하고 기능하기’ 위해서는 이 모두를 잇는 통신망이 필수적이다. 통신망은 곧 이 디바이스의 신경망이자 혈맥인 셈이다. CES에서도 이 장비들이 무선인터넷(Wi-Fi)을 통해 서로 대화하고, 오픈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한 업체는 지난 8일 자사가 개발한 AI 로봇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뽐내는 자리에 망신을 당했다. 문제는 AI 로봇에 말을 걸었으나 세번에 걸친 명령에도 불구하고 그 로봇은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회사의 마케팅 일원은 “오늘 우리 로봇이 말하고 싶은 기분이 아닌가 보다”라는 농담으로 사태를 무마했다.

결국 최첨단 기술도 제대로 된 통신망이 없다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이 행사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현지의 통신망 상태는 미국 내에서도 다소 양호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게다가 기자회견장에는 1000여명이 넘는 기자들이 몰려 기사 작성 및 송고에 필요한 통신망을 사용하다 보니 시연회의 중심이 되어야 할 로봇에게는 정작 통신망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기술발전에 따른 국가기간통신망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국내외 통신업계는 최근 5G통신망에 대한 논의와 투자, 구축을 급속하게 진전시키고 있다. 오는 2월에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국내 통신사들은 저마다의 5G통신기술을 뽐내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의 스마트 기기는 IoT를 통해 5G 통신망과 연결된다. 우리나라의 이동통신사들은 차세대 5G 투자가 막대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으며(4G보다 20% 정도 투자비가 더 들 것으로 주장) 현재 4G LTE 시대에서의 보편요금제 도입 등 요금제 인하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개인당 6.5Gb에 이르고 2인 이상 가계통신비는 14만원을 넘어가고 있다. 작년 핀란드 DFM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순수한 SP(스마트폰 데이터요금)으로서 통신비는 우리나라가 1GB당 13.4유로로 세계 41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고 하여 이동통신 시장이 발칵 뒤집어진 일도 있었다.

즉 4차산업혁명의 완성을 위해서 개인들이 부담해야 할 통신비는 지금보다 훨씬 가혹해질 수도 있다.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폭증하는 데이터 처리를 위해 자신들이 그 비용을 감당할 이유는 없다. 즉 새로운 산업질서는 개인의 주머니를 털어내는 대가로 정착될 것이라는 게 불 보듯 뻔하다. 이것이 과연 우리가 원하던 삶의 방식인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개발한 기술이 서울 지하철에 적용된다고 해서 화제를 낳고 있다. 현재 가동중인 WiFi 보다 100배 빠른 WiFi 기술인 MHN(Mobile Hotspot Network) 인데, 현재 속도가 1Gbps에 이르며 내년까지 10Gb로도 고도화 된다고 한다. 이 정도면 5G의 기반기술로서 손색이 없는 품질이다. 올해 중으로 서울 지하철부터 가동된다고 하는데, 국가 개발 기술이므로 이용객 모두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스마트시티의 기본 개념이 통신망을 통해 집과 사무실과 모빌리티(자동차) 디바이스를 엮어 지엽적 공간성의 제약을 넘어 도시적 수준에서 실현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중심인 서울에서 MHN 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지하철을 넘어 다른 교통수단과 서울을 넘어 적국으로 망을 구성하기를 제언해 본다. 개인 고객으로부터 막대한 비용을 약탈하지 않고서도 ‘착한 초연결의 시대’, ‘스마트시티’가 아닌 ‘스마트네이션’이 가능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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