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4인선거구 중심의 선거구 획정
기자수첩/ 4인선거구 중심의 선거구 획정
  • 이승열
  • 승인 2018.02.0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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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기자

[시정일보]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이 자치구의원 선거에서 2인선거구를 4인선거구로 확대하는 방안에 반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이 기존 2인선거구 중심의 선거구획정을 고수할 것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지만, 민주당의 이 같은 입장은 변화를 바라던 사람들에게 배신감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이와 관련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양당의 무조건 당선을 보장하는 2인선거구 제도는 적폐 중의 적폐”라며 “제 눈의 들보도 빼내지 못하면서 무슨 적폐청산이냐”며 비난했다.

서울시 자치구의원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초 내놓은 선거구획정안은 ‘표의 등가성’(인구대표성)을 높이고 4인선거구를 확대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특히 기존에 하나도 없던 4인선거구를 35개 만들고 2인 선거구는 111개에서 36개로 대폭 줄인 점이 눈에 띄었다.

이 획정안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처음부터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4인선거구 확대로 주민소통 저하, 책임정치 실종 등 각종 부정적 결과가 초래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다.

반면 정의당과 진보적 시민단체들은 “양당 독점의 지방의회 개혁을 위한 진일보한 안”이라며 환영하고 나섰다. 이들은 2인선거구가 거대 양당의 기득권 구조를 심화시키고 다양한 정치세력의 지방의회 진입을 막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4년 지방선거의 경우 서울시 구의원 선거구 159개 중 2인선거구가 111개로 7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으며, 나머지 48개도 3인선거구였다. 그 결과 대부분의 2인선거구에서 두 거대 정당 후보들이 당선됐으며, 이중 22명은 무투표 당선되기도 했다. 2인선거구가 새로운 정치세력의 진입과 선거의 기본인 경쟁구조를 막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6일까지 광역의원 정수와 선거구획정안을 합의해 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예정이었다. 하지만 6일에도 여야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특위는 또 파행됐고 7일에도 결국 합의안 마련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에 도입이 검토되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투표권 연령 하향 등은 시간에 쫓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사실상 없어졌다.

선거의 비례성 강화는 우리나라 선거제도 개혁의 가장 큰 숙제이다. 소선거구 중심의 선거제도가 민의를 심각하게 왜곡해 왔기 때문이다. 기초의회 선거의 2인선거구 역시 같은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4인선거구 확대는 비례성을 적게나마 강화하고 지방정치를 개혁할 수 있는 방안이다. 이번 선거에서 4인선거구를 확대하는 선거구획정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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