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시정칼럼/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 임춘식 논설위원
  • 승인 2018.03.01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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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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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수많은 멋진 것들이 그러하듯이 상아와 황금, 그리고 비단도 꼭 새것만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오래된 나무에 치유력이 있고 오래된 거리에 영화가 깃들 듯 이들처럼 저도 나이 들어감에 따라 더욱 아름다워질 수 없나요”

칼 윌슨 베이커(Karle Wilson Baker, 1878-1960)는 미국의 여류시인인데 흔한 일상을 소재로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시를 많이 썼다 그의 시는 단조로운 듯 하면서도  우리의 가슴속 깊이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으킨다. 그것은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단순하고도 흔하디 흔한 일상을 소재로 한, 그럼에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리가 반짝이고 우리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간절함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구태여, 이런 시인들의 노래를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모두 태어난 그 순간부터 늙어간다는 사실에 직면해야 하고 때로는 그 사실이 싫다며 도망가고파 불로초를 찾아 헤매기도 하지만 인간이 나이 먹고 늙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숙명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면 좀 더 아름답고 우아하게 나이 먹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그것은 오직 하나 사랑밖에 없다.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는 사랑은 아닐지라도 가끔씩 불꽃을 태우는 그런 사랑을 해야 한다. 불꽃이 사라져 어두워질지라도 그 사랑은 계속되어야 한다.

몇 해 전 영국에서 103세 할아버지와 91세 할머니가 웨딩마치를 올렸다. 주인공은 조지 커비 씨와 도린 루키 씨인데 27년간 동거해온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부부의 연을 맺은 것이다. 조지는 “지난 밸런타인데이 때 저녁식사를 하면서 도린에게 나와 결혼하고 싶은지를 물었더니 ‘예스’라고 말해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어나기 힘들 것 같아 무릎을 꿇고 청혼을 하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제 진짜 결혼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내 나이를 느끼지 못한다. 도린이 나를 젊게 한다”며 즐거워했다.

도린은 “부끄럼 타는 신부는 아니지만 결혼식을 생각하면 좀 아찔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노인들의 친구를 주선해주는 한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당시 조지는 두 번째로 이혼한 상태였고 도린은 3년 전 36년간 지내온 남편을 사별했을 때였다. 두 사람은 빠른 속도로 가까워졌고 1990년부턴 아예 한집에 살면서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는데 그러나 조지가 '이제야' 청혼을 한 것이라 했다.

이 커플은 조지 아들 주선으로 결혼식을 올렸는데 두 사람의 합친 나이는 194년 281일이 되어 세계 최고령 결혼 커플로 화제가 되었다. 두 사람은 7명의 자녀와 15명의 손자 손녀들 그리고 7명의 증손을 두고 있다 이렇듯 노년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것은 낙엽이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듯 깊은 사랑을 하는 것이 제일 좋다. 건강이 뒤따라 준다면 성생활도 좋은 것이다.

요즘은 건강한 사람이 많아지면서 노년기 성생활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발정기가 따로 없다. 사시사철 생식과 무관한 성행위를 즐기기 때문에 생명이 유지되는 한 식욕과 마찬가지로 성욕도 존재한다. 다만 성욕의 강도만 젊은 시절보다 줄어들 뿐이다. 인간의 생존 본능과 더불어 지속된다는 성생활, 어떻게 하면 노년기에도 성생활을  만끽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요즘의 화두다.

사랑 앞에 나이는 없다. 부부간의 정신적 교감 적극적인 자세가 노년의 건강을 지속시킨다. 의학적으로 노화가 성생활의 장애물은 아니다. 노년기 성생활을 저해하는 주범은 성기능을 악화시키는 당뇨병. 심장병. 고혈압 등 혈관질환인데 이런 지병이 없으면 80대나 90대에도 성생활은 가능하다. 노년기 성생활을 위해선 노인이 되도 성에 대한 관심을 유지시키며 성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가져야 하며 이를 위해 규칙적인 부부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기본이다.

청년 시절엔 몇 년씩 금욕생활을 해도 성기능이 유지되지만 노년기엔 반년만 금욕해도 장애가 초래될 수 있다. 노년기에 새로 짝을 찾은 경우보다 수십 년을 함께 살아온 노인 부부에게 절실히 필요하다.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단순한 성욕 분출보다는 사랑을 교감한다는 의미가 크다. 따라서 평상시 배우자에 대한 배려심. 의견 존중 등을 통해 부부간 애정을 높여야 한다.

춘삼월에 문득 고령자들의 황혼, 청춘남녀들의 결혼기피 현상을 반추해 보는 것이 어리석은 짓일까? 훗날 나이든 ‘삶의 질’을 생각해 보시라. 금실좋은 부부가 건강 장수한다는 말이 정론이다. 초고령 사회를 미리 가 보자.  (한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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