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선거철 출판기념회 법의 맹점 즉각 정비해야
기자수첩/ 선거철 출판기념회 법의 맹점 즉각 정비해야
  • 정칠석
  • 승인 2018.03.0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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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칠석 기자

 

[시정일보]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선거에 출마할 자치단체장을 비롯 교육감, 지방의회 의원 예비후보자들의 출판기념회나 북콘서트가 봇물 터지듯 줄을 잇고 있다.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정치인들이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출판기념회나 북콘서트라는 형식을 빌어 자신의 자전적 얘기를 담은 책 출판기념회를 앞 다퉈 개최하고 있다.

이들이 책 내는 것 자체를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그 의도나 순수성을 놓고 볼 때 독자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주기보다는 다분히 선거를 의식한 얼굴 알리기에 그 목적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러다보니 이맘때가 되면 일부 애꿎은 자치단체 소속 공직자나 기업, 직능단체 구성원들은 누가 당선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찾아가지 않을 수도 없고 만일을 대비한 보험 성격의 눈도장을 찍지 않을 수도 없어 결국은 봉신세로 전락하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출판기념회장을 찾고 있다.

후보자들이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수 있는 선거 90일 전에 해당하는 14일까지 왠만한 후보자들은 다 한 번씩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모양이다. 이는 출판기념회를 홍보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일종의 사전 선거운동을 합법적으로 하면서 선거자금도 모금하는 일거양득의 기회를 맞는 것이다.

작금에 곳곳에서 후보예정자들이 출판기념회란 미명아래 책값 명목으로 돈을 받고 있다. 출판기념회 참석자들은 대개 정가 이상으로 봉투를 담아 성의를 표시하고 방명록에 이름을 적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일부는 향후를 대비 눈도장을 찍기 위해 책값 대신 봉투를 건네는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그 폐해가 만만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그 봉투에 누가 얼마를 넣었는지는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는 주최 측만 아는 비밀이 되고 있어 당선되면 잘 봐 달라는 뇌물성으로도 비쳐지고 있다.

정치인 출판기념회의 실상과 그 폐해는 이미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으며 선거를 앞둔 때마다 반복되고 있는 적폐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과거 한 국회의원이 책을 강매해 문제가 됐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출판기념회가 이제는 보다 투명해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몰매를 맞자 지난 19대 국회 때 책의 정가를 초과하는 돈을 받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담긴 정치자금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그때 뿐 국회의원들의 외면으로 결국은 폐기돼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김영란법을 비롯 공직선거법 등의 제재를 전혀 받지 않고 비용 신고 의무도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적폐 중의 하나인 선거철 정치인 출판기념회에 대해 지금이라도 법의 맹점을 즉각 정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