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국민의 혈세를 결코 낭비해선 안돼
시청앞/ 국민의 혈세를 결코 낭비해선 안돼
  • 시정일보
  • 승인 2018.03.0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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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孟獻子曰(맹헌자왈) 畜馬乘(축마승)은 不察於鷄豚(불찰어계돈)하며 伐氷之家(벌빙지가)는 不畜牛羊(불축우양)하며 百乘之家(백승지가)는 不畜聚斂之臣(불축취렴지신)하니 與其有聚斂之臣(여기유취렴지신)이언정 寧有盜臣(녕유도신)이라.

이 말은 <대학>에 나오는 말로써 ‘맹헌자가 말하기를 수레에 매는 마필을 기를 정도의 집안이라면 닭이나 돼지를 키워 이익을 얻으려는 일을 넘보지 않으며 얼음을 베어다 쓸 수 있는 정도의 집안이라면 소나 양을 키워 이익을 얻으려는 일은 넘보지 않으며 네 필 말이 끄는 마차 백 대를 동원할 수 있는 정도의 집안이라면 백성의 재물을 무자비하게 긁어모으는 신하를 두지 않는 법이니 백성의 재물을 무자비하게 긁어모으는 신하를 두느니 차라리 도둑질하는 신하를 두겠다’라고 한 의미이다.

맹헌자는 노나라의 대부이다. 현명한 자 앞에서 자신을 낮추고 유능한 자를 예로써 대하여 천하의 인재가 그의 곁에 모였고 노나라의 국정에 참여하여 덕치를 폈다고 한다. 서민들의 생업을 침범하지 않으므로 그들의 이익을 넘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시 대부에게는 일정한 구역의 영토가 주어져 세금을 받고 신하를 둘 수 있었다. 취렴지신은 백성의 재물을 무자비하게 긁어모으는 신하를 말하는데 맹헌자는 대부로서 자기 재량으로 신하를 둘 수 있다 한들 백성의 재물을 빼앗는 신하는 두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다. 여기서 도둑질 하는 신하란 대부의 재산을 도둑질 하는 신하로 보는 것이 옳다. 즉 맹헌자는 차라리 자기 자신의 재산을 도둑질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백성이 억울하게 재물을 빼앗기는 일은 절대 없게 하겠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다.

작금에 들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중도 사퇴가 줄을 잇고 있다. 광역 시·도지사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다. 선거 90일 전인 15일까지 사퇴하고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면 3개월간 선거운동이 가능한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헌법상 선거 출마는 개인의 권리이나 주민을 하늘같이 받들겠다고 공언해 당선된 선출직을 중도 사퇴하고 다른 공직선거 후보로 등록, 자신의 정치 입신양명의 디딤돌로 삼은 것은 자신을 뽑아준 지역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꼴이 된다. 그러면서 또 다시 지역 유권자들에게 뽑아달라고 읍소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지자체장 중도 사퇴로 인한 행정공백의 부작용을 방지할 법적·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지자체장들이 다른 직렬로 출마하고 싶으면 임기를 마치고 다음선거에서 출마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중도 사퇴한다면 지난 선거에서 보전 받은 국민 혈세로 조성된 선거비용을 국가에 환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