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하고 강도잡고 ‘우리동네 수호천사’ 환경미화원
청소하고 강도잡고 ‘우리동네 수호천사’ 환경미화원
  • 주현태
  • 승인 2018.03.1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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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용감한’ 환경미화원
휴식 중 ‘도둑이야’ 외침에 달려나가
차량도주 강도, 몸으로 막아세워
마포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장’
안홍문 환경미화원(가운데)을 비롯한 김석춘, 김회성, 나완재, 김용일(왼쪽부터) 환경미화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홍문 환경미화원(가운데)을 비롯한 김석춘, 김회성, 나완재, 김용일(왼쪽부터) 환경미화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정일보] 마포구 안홍문 환경미화원은 “편의점 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도중에 편의점 아르바이트의 ‘강도야’라는 소리를 듣게 됐다”며 “아무 생각하지 않고 이 강도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 2월2일 쉬고 있던 환경미화원들은 편의점 여직원의 비명을 듣고 강도의 도주를 막기 위해 몸을 던졌다. 강도는 몸싸움하면서도 본인의 차량에 타는데 성공했고, 2명의 환경미화원이 앞뒤로 차의 진로를 막았다. 동료들이 막는 것을 지켜보던 다른 환경미화원들도 차의 진로를 막기 위해 차를 둘러쌌다.

그 과정 중 안홍문 환경미화원은 강도가 휘두른 칼에 왼쪽 엄지손가락의 인대가 잘리는 상처를 입었으며, 다른 환경미화원인 김용일 씨는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다.

출동한 경찰관은 환경미화원들의 도움으로 쉽게 강도를 제압할 수 있었으며, 119 구급차를 호출해 안홍문 환경미화원을 신촌에 있는 연세 세브란스병원으로 보낼 수 있었다.

안 환경미화원은 “당시 딸 같은 아이가 너무도 급해 보여서 도와주고자 했던 것만 명확하게 기억날 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사실 몸싸움 도중 손이 베인 것도 강도가 잡히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홍문 환경미화원이 입원하고 있던 지난달 7일 마포경찰서장은 구민들의 안전을 위해 강도 피의자를 검거하는데 협조한 안홍문, 김용일, 김회성, 나완재, 김석춘 환경미화원들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감사장과 시계를 전달했다.

청소환경과 황성식 주무관은 “안홍문 환경미화원은 성실하고 결근이 없기로 동료들에게도 이미 소문이 다 나 있는 상태”라며 “다른 환경미화원분들도 직업 정신이 투철해 마포구의 자랑거리”라고 말하며 활짝 웃음을 지어 보였다.

보통 사람들은 환경미화원을 쓰레기를 치우고, 거리를 닦는 사람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달에 있었던 사건은 마포구 환경미화원이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일선에서 어렵고 곤란한 일들도 해결해주는 최고 일꾼으로 재평가하기에 충분했다.

이 소식을 접한 마포구의회 이봉수 의원은 “아무도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해낸 환경미화원들에게 동네 주민을 대표해서 칭찬하고 싶다”며 “본인들도 다칠까 봐 피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몸을 헌신하면서까지 몸을 내던지고 주민의 재산을 지켜준 안홍문 환경미화원과 다른 분들에게도 너무도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어려운 주민들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힌 안홍문 환경미화원은 “내 힘이 다하는 날까지 환경미화원을 계속하고 싶다”며 “주민들도 쓰레기 없는 마포구를 만드는데 함께 힘쓰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