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투운동, 우리사회 추악한 폐습 청산하는 계기돼야
사설/ 미투운동, 우리사회 추악한 폐습 청산하는 계기돼야
  • 시정일보
  • 승인 2018.03.1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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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미국 헐리우드의 유명 영화제작자인 하비 웨인스타인이 여성 배우와 자신의 회사 여성 직원들을 상대로 30여년간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배우이자 가수인 알리사 밀라노가 제안해 시작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우리나라 한 여검사의 성추행 피해 폭로로 촉발돼 급기야 법조계를 넘어 문화·예술·연예계·대학가·종교계 심지어 정치권에 까지 확산되며 우리사회에 만연했던 상처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성추행이나 성폭력 피해에 대한 미투 고발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관련 피해사례도 지속적으로 불거져 나오는 상황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이 중 무엇보다 파렴치한 상황은 자신이 갖고 있는 우월적 지위를 악용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을 한 점이다. 미투의 흐름은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의 부상과 권력형 갑질에 대한 강한 비판과 사회적 정의에 대한 요구 등 일련의 사회·문화적 변화와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또한 성추행·성폭력문제가 그간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곳에 얼마만큼 자리하고 있는지 실태파악과 조직적 방임 및 조력, 사건 은폐, 2차 피해 등에 대한 재발방지책과 고위직 인사 및 정계진출의 철저한 인사검증 시스템 마련을 비롯 여성을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평등한 권리 보장과 실현도 함께 추진돼야 할 것이다.

미투운동으로 촉발된 성추행·성폭력 문제는 단순한 피해 여성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근본적인 구조를 개혁할 수 있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작금에 들불처럼 번지는 이러한 미투의 움직임은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사회에 대한 갈망으로 철저한 피해자 중심에 입각, 가해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함께 폭로 이후 2차 피해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작금의 이 같은 분위기가 단순히 성추행이나 성폭력을 폭로하고 고발하는 것에 그쳐선 결코 안 되며 우리 사회에 왜 성추행이나 성폭력이 만연할 수밖에 없었는지 다시 한 번 냉철하게 파악, 근본적인 예방을 위한 사회구조개혁을 사회전반에 걸쳐 국민 모두가 합심해 뿌리 뽑을 수 있도록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사회 전반적으로 양성 평등적 인식을 공유하고 그간 왜곡된 가부장적 조직문화를 바꾸어 나가며 작금의 미투운동으로 촉발된 우리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추악한 폐습을 과감히 단절, 권력을 가진 성이 또 다른 성을 폭압할 수 있다는 인식을 청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미투 운동은 일시적인 폭로가 아니라 사회시스템 변화로 이어지려면 제도적이고 문화적이며 의식적 개혁운동으로 국민 모두가 함께 승화시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