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탈선 방치하는 ‘무늬만 청소년클럽’
기자수첩/ 탈선 방치하는 ‘무늬만 청소년클럽’
  • 주현태
  • 승인 2018.03.22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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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태 기자

[시정일보]지난 1월 마포구 홍대앞 주변에 생긴 청소년클럽 주변이 쓰레기장이 되고 있다는 인근 상인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청소년클럽은 학생증 및 청소년증, 여권 등을 제시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운영시간은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로, 술 대신 탄산음료 및 에너지 드링크를 팔고 있으며 담배와 술 반입을 금하고 있다.
한 환경미화원은 “청소년클럽 주변에 술병과 담배꽁초가 정말 많은데, 어른인지 아이들인지 노출된 옷을 입고 노상에서 술을 마시며 담배를 태우곤 한다”며 “내 딸아이도 저렇게 될까봐 무섭고, 절대로 이 인근에는 못 가게 하겠다”고 말했다.

청소년클럽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언젠간 터지게 될 사건ㆍ사고’다. 겉으로 보기에 클럽 내에서는 담배와 술을 금지 한다는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는 듯 보이지만, 성인 클럽이 미성년자 출입을 금지하는 이유가 꼭 술, 담배에만 있지 않다는 것.

마포구는 사회인으로서 준비가 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클럽에 드나들다가 기 싸움에서 파생된 폭행사고가 나지 않을까, 어른이 없는 공간에서 성욕을 주체하지 못해 이로 인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기자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청소년들을 매우 억압하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 클럽을 거점으로 자유로운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클럽 차원에서 클럽 내에서 일어나는 일만 신경 쓰고,  인근에서 발생하는 담배꽁초, 쓰레기, 소음, 성폭행 등 사건ㆍ사고를 방조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갖고 있다.

청소년클럽은 마포구청이 우려하는 이 부분을 받아들이고 함께 소통하며 선의의 피해자가 없게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자와 인터뷰를 나눈 박수영 양(17세)은 “청소년들끼리 암묵적으로 담배를 맡기는 가게가 생겨나서 그곳에 맡아 달라하고 클럽에 출입한다”며 “클럽 안에서는 남학생들이 ‘술을 파는 곳을 안다’고 말하거나 ‘아는 룸카페가 있다’며 성관계를 암시하는 발언을 농담 삼아 말한다”고 밝혔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법으로 청소년클럽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만 클럽 인근에서 벌어지는 민원으로 제재는 가할 수 있다”며 “관광과 문화의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청소년클럽에서 일어날 법한 사고를 마포경찰서와 함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주시하고 있는 청소년클럽을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골칫덩어리가 아닌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를 푸는 건전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클럽 관계자와 구청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