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맑은 공기도 복지다
기자수첩/ 맑은 공기도 복지다
  • 李周映
  • 승인 2018.03.2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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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기자

[시정일보]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먹고 자고 입는 문제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이 된다. 그리고 이 세 가지가 해결되면 살만하다고 했던 시절이 있었다. 복지에 집중하고 있는 요즘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이 기본을 보살피는 것이 복지정책의 핵심이기도 하다.

이들 중에서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 가장 와 닿는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먹는 일이다.

그런데 먹는다는 것이 단지 음식에만 국한된 일인 것인가란 생각이 미세먼지 경보문자가 하루에 한 번씩은 울리는 요즘 많이 든다.

단 몇 초도 공기가 없으면 살 수 없다. 우리가 가장 많이 먹고 중요한 것도 공기라는 것에 아니라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공기가 심각한 상태로 훼손된 것이 지금의 미세먼지 문제다.

이제 환경과 관련한 문제는 다음 세대가 아닌 지금 당장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직면했다.

초미세먼지와 황사는 어르신들에게는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을, 아이들에게는 천식, 아토피 등을 악화시키는 등 지금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시 최초의 환경재단 설립,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살수차량 개발 등 노원구가 꾸준히 진행해온 환경에 대한 관심과 도전적인 실험들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또한 도봉구는 인근 건물중 가장 높은 구청사의 스카이층에 주민들을 위해 대기오염정보 표출 LED조명을 설치하고 국공립어린이집에는 미세먼지 신호등을 설치하는 등의 사업은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과 미리 할 일에 대해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추운 겨울을 밀어내는 맑고 따뜻한 공기의 봄, 덥지만 시원한 장맛비가 함께했던 여름, 파란 하늘이 매력적인 가을, 하얗고 깨끗한 눈이 내리는 겨울과 같이 4계절을 뽐내던 대한민국은 이제 춥거나 미세먼지거나 덥거나 황사거나 제대로 된 공기를 마실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여러 자치구에서 자구의 노력으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미세먼지와 싸우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도 이제는 마스크를 쓰고, 차량 홀짝으로 운행하고, 공공기관의 주차장을 폐쇄하는 등과 같은 미봉책이 아닌 좀 더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대안이 제시되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