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광 희 편집위원
최 광 희 편집위원
  • 시정일보
  • 승인 2006.11.0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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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사회문제 극복할 길은 지도층의 도덕성

작금에 우리의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너무 많다. 북핵문제에 따른 여러 상황들, 국정원 간첩적발사건, 부동산 정책문제, 그리고 대권을 향한 예비후보자들의 대행진으로 인한 정쟁 등 수없는 문제들이 연말을 통해 한꺼번에 몰려 무서운 한파를 예고한다. 가뜩이나 경제침체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 속에 올 겨울은 춥기만 할 것 같다. 그 중에서 가장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문제는 바로 우리 사회에서 권위와 신뢰가 상실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누구의 권위를 인정하지도 않고 누구의 언어도 신뢰하려하지 않는다. 이렇게까지 된 데는 대통령을 비롯 정치권은 물론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특히 무엇보다도 이 사회의 지도층의 도덕성이 바로 서있지 못하고 그들의 행동에서 이 사회의 장래에 대한 깊은 고민과 현실을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내 탓이요’하는 사람이 없고 서로가 서로의 잘못을 떠밀고 변명하기에 급급한 실정이 더욱 그렇다.
한국의 근대사를 보면 도덕성과 국가에 대한 책임의식보다는 공론과 파벌이익을 우선해 온 양반 지배계층과 그들로부터 독립적으로 충당되는 관료집단에 의한 제도적인 백성의 착취와 맹종, 부패한 사회기풍과 일반 민중들의 한(恨)으로 점철되어 왔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지 58년이 되었는데 실제로 우리나라의 번영은 불과 지난 40년의 일이다. 지난 40년은 어려운 굴곡과 어두운 면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지위 상승이라는 관점을 볼 때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통해 가장 빛나는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긴 역사를 놓고 볼 때 40년은 짧은 시간이다. 예컨대 하나의 기운이 형성되고 정착되어 세대와 세대로 이어질만큼 긴 시간도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이 나라 지도층과 국민들이 해야 할 일들 중 가장 중요한 일은 그 짧은 시대에 그나마 키워온 이 사회와 국가의 운명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싹’을 가꾸어 후대로 이어가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무엇인가’ 때문에 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는 새로운 발전전략을 모색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며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여 정착시키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이 시기를 놓칠 경우 우리는 다시 동북아의 후진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은 지금과 같이 정쟁에 휘말려 눈치보기, 빼돌리기, 오기부리기, 음해공작 등으로서는 절대적으로 존립될 수 없다. 한걸음 나아가서 지금의 민주정치제도 아래서는 정치 지도자의 지도력과 국민의 지지 없이는 실현키 어려운 일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아직도 제도와 질서가 움직이는 사회가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도덕성과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지도력을 필요로 한다.
개혁은 말 그대로 새롭게 뜯어 고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손해보고 고통 받는 집단을 낳기 마련이며 이번 개혁도 저항 없는 개혁은 없다. 경제개혁도 우리가 그 길을 몰라 제대로 못하기 보다는 개혁을 밀고 나갈 의지와 마인드, 이를 뒷받침할 권위와 도덕성을 각계 각 지도층이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매스컴에 수도 없이 터져나오는 각종 게이트와 오락가락하는 정책 때문에 정부에 대한 신뢰는 더욱 무너져 내리고 책임지는 사람은 없으니 국민들의 좌절감은 깊어만 가고 있다. 그렇다고 이 중차대한 시기에 좌절과 체념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지금의 지도층에 더 기대할 것이 없다면 새로운 대권주자나 새롭게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새로운 사회정신과 기풍을 세우고 경제를 살리려는 희망을 불러일으키려는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즉, 경제를 살려 고용을 창출하는 그러한 지도층이 필요한 21세기, 국민이 갈망하는 그 자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