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말 한마디로 천지의 조화를 깨뜨릴 수 있어
시청앞/ 말 한마디로 천지의 조화를 깨뜨릴 수 있어
  • 시정일보
  • 승인 2018.05.0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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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有一念而犯鬼神之禁(유일념범귀신지금)하며 一言而傷天地之和(일언이상천지지화)하며 一事而釀子孫之禍(일사이양자손지화)하나니 最宜切戒(최의절계)니라.

이 말은 ‘한 가지의 생각으로 하늘의 계율을 범하게 되고 한 마디의 말로 천지의 조화를 깨뜨리며 한 가지의 일로 자손의 불행을 빚는 수가 있다. 깊이 경계해야 할 일’이라는 의미이다.

생각과 말과 일이 서로가 연계되어 있다. 생각 없는 말이 있을 수 없고 말없이 어떤 일이 이루어 질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일은 시시각으로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생각은 나름대로의 갖가지 말을 만들어 내기 마련이다. 세치의 혓바닥으로 다섯 자의 몸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는 우리의 옛말이 있다. 말은 그만큼 어렵고 무거운 것이다. 말은 그것이 내뱉어졌다는 사실만으로 경우에 따라선 정신적인 사슬이 되고도 남는다. 사불급설(駟不及舌)이란 말이 있다. 논어에 나오는 말로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빠른 마차라도 혀의 빠른 것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말은 한 번하면 빨리 퍼지고 또 취소하기도 어려운 만큼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말뿐이 아니다. 말도 그렇지만 생각 또한 신중해야 한다. 신중한 생각에서 신중한 말이 나오고 신중한 행동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행동은 입보다 크게 말한다는 영국의 격언도 있지만 행동 하나하나에 상황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곳으로 흐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싶다.

작금에 들어 교육부 현직 간부가 교육부에 제보된 사학비리 정보를 유출해 해당 대학에 알려준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내부 제보자의 이름과 구체적인 내용을 몰래 빼내 해당 대학에 제공한 것이다.

사학비리 척결에 앞장서야 할 교육부 간부가 제보 내용을 해당 대학에 유출했다는 것은 결코 있어서도 안 될 뿐만 아니라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교육부 자체 조사를 받고 있는 모 서기관은 교육부 온라인 시스템에 접속해 제보자의 신원 및 비리 의혹 세부사항을 출력, 자신과 인연이 있는 10여 개 대학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교육비리 척결에 앞장서야 할 주무부서 관리가 정보를 유출하는 비윤리적인 일을 했다는 것으로 공직자로서는 함량 미달이 아닐 수 없다.

교육부 내부에 사학비리 척결이나 대학 개혁을 가로막는 일부 세력이 있다는 의혹은 있었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정보를 빼내 대학에 제공했다는 자체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의 직을 걸고 내부고발을 한 이들의 정보를 이토록 허술하게 다룬 교육부 태도에 대해서 우리는 허탈감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차제에 정부는 공직윤리를 저버리는 관리들을 발본색원해 제보된 비리를 바탕으로 사학비리 척결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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