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의 문단과 문화단체가 가야할 길
사설/ 한국의 문단과 문화단체가 가야할 길
  • 시정일보
  • 승인 2018.05.0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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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앞으로 이뤄질 문화, 예술 분야 교류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사업을 계획하고 이미 일부는 소리 없이 추진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문인협회와 문화단체에서는 먼 산을 쳐다 보는 형태다. 한국을 대표하는 한국문인협회는 남북정상회담이후에 남과 북의 문단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아무런 준비도 계획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문인협회는 4년에 한 번씩 치루는 선거를(내년 1월)앞두고 선거에만 치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인협회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계간지들은 선거를 겨냥하는 체제만 보이고 있다. 물론 선거를 앞둔 문단의 행태를 나무랄 것은 못된다. 그러나 거대한 시류에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협회가 시대를 읽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남북교류에 힘을 보태고자 노력을 하는 곳도 있다.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감독을 맡고 있는 지휘자 정명훈 측 관계자는 “오는 8월29일 예정된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에 북한연주자들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바는 없지만 북측에 의사를 타진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회가 되면 직접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평양에 가서 공연을 선보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남북 문화교류에 일조하는 것을 꿈으로 삼고 있는 정명훈은 개인의 일이다. 정명훈 자신이 가진 세계적인 명성과 그동안의 경력을 통해 남북교류에 이바지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태도다. 그러나 문인단체들은 시대적 기류를 읽지 못한다. 우리 국민의 숙원은 통일이다. 동계올림픽을 통해, 북한의 관현악단과 가수들은 공연을 통해 분위기 조성에 이바지했다. 기회는 언제나 오는 것이 아니다. 준비하고 실천하는 자의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인협회와 문화단체들은 정부에 아이디어도 주고 정부와 긴밀한 협의 체제를 갖는 길이 옳은 것이다.

남북통일을 겨냥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같은 콘텐츠를 준비해 남과 북의 문인단체가 시, 수필, 소설 등과 같은 장르에 스스럼없이 교류할 발판을 만들어가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통일문학을 겨냥, 준비해야 할 시간이 왔다. 많은 대학에 설치된 북한학은 상당한 수준과 축적된 학문적 역량이 있다. 통일이 되면 이념과 문화의 갈등을 치유하는 것은 문인들의 몫이다. 시를 비롯한 문학은 많은 동질감을 갖게 하는 것은 물론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다.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초등학생이 부른 ‘고향의 봄’이 준 문화의 감정은 남과 북의 관계자들의 심금을 흔들었다.

문화 활성화를 위해 정치권은 매우 활발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관위원회 소속인 손혜원(민주당)의원실 관계자는 남북예술가와 전문가들이 교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는 방안을 노력하고 있다. 문인단체들도 정부와 긴밀한 협의체를 운영하고 활성화에 힘을 보태야 한다.

독일의 통일은 문인단체들의 가교가 역할을 했다는 것을 우리 문인협회와 문화단체들이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