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토건시대 끝내고 행정중심에 ‘사람’ 세웠다”
박원순 서울시장 “토건시대 끝내고 행정중심에 ‘사람’ 세웠다”
  • 문명혜
  • 승인 2018.05.1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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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신문 창간 30주년 특별인터뷰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시정일보 문명혜 기자] 2018년 봄. 한반도에 경이적인 역사의 사변이 펼쳐지고 있다. 반 년전만해도 세계의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거대한 평화의 기운이 한반도를 감싸게 된 것이다.

한민족의 비원인 통일이 성큼 앞당겨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 호시절에 마침 본지도 창간 30주년의 경사를 맞았다.

올해는 4년마다 열리는 지방선거가 있는 해로서 앞으로 한달여간 대한민국 전역은 선거축제의 열기속으로 빠져들어 가게 된다.

전국 지방정부의 장형격인 서울시 수장은 본지 생일잔치의 주요 초청인사였고 주요현안에 대한 그의 육성은 독자들의 각별한 관심을 끌어왔다.

본지는 헌정사상 최장수 서울시 수장이자 3선도전 예선에서 자당내 입지가 탄탄한 도전자들을 압도하고 ‘본선’에 진출한 박원순 시장을 찾아갔다                                                                                           -편집자주-                                                                                                   <대담 : 주동담 시정신문 발행인>

 

 

서울로7017, 머지않아 세계적 관광명소 될 것

강남 재건축, 박근혜 정부가 규제 푼 후폭풍

경평축구 부활, 평양과 전국체전 공동개최 추진

 

박원순 시장의 집무실인 ‘디지털 시민시장실’은 그의 자랑거리이자 정보의 보고다.

국내외 110개 도시에 소개될 정도로 세계 최첨단 집무실엔 서울시장이 보고 듣고 알아야 할 모든 것들을 제어할 수 있는 대형스크린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4일 본지 취재진을 맞은 박원순 시장은 대형스크린 앞에서 서울시의 현안과 시민의 안전을 위해 시장이 해야 할 일들을 시연해 보였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이 지녀야 할 으뜸 덕목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꼽고, 통찰력을 갖는데 시장실 대형스크린이 제공하는 빅데이터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를 설명하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이번 선거의 큰 관심거리는 7년 전 서울시장직을 양보했던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와의 운명적인 대결이다. 지방선거에 임하는 각오는.

“과거 안철수 후보는 이명박 정권의 독선에 맞서는 민주개혁진영의 동지였고, 2011년의 양보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면서 그에 대한 보답은 시민의 삶을 잘 챙겨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지금껏 열심히 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도 방향도 다른 길을 걷고 있고 민주당의 철학과 비전, 정책을 가진 후보로서, 시민의 삶을 잘 챙기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올해는 박원순 시장에게도 의미가 큰 해인 것 같다. 6월 지방선거 당내 경선에서 결선투표없이 서울시사상 최초로 3선도전에 나서게 됐는데, 3선도전의 의미를 설명한다면.

“올 초 신년사에서 ‘서울의 10년 혁명’이라는 화두를 내놓았다. 7년간 서울의 혁신을 이끌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책임있는 사람으로서 서울의 변화를 완성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임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절박함으로 3선도전을 결심했다.”

경선과정에서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여유있게 따돌렸는데 경선승리의 요인은.

“7년간 사람 중심의 도시로 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과업을 해낸 서울시 공무원들과 적극적으로 참여해 준 시민들의 지지덕이라 보고 함께 뛰어준 박영선, 우상호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의 마음과 조언도 가슴깊이 새기겠다.”

7년 임기동안 서울시의 변화를 총평한다면.

“개발과 토목중심의 서울을 사람 중심의 도시로 바꿨다. 채무를 절반으로, 복지는 두배로 늘린 게 시정의 중요한 변화였고, 평범한 시민들이 행복하고 시민 모두의 라이프 스타일이 존중받는 도시로 바뀌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지난 7년 재임기간 동안 서울로, 다시세운, 경춘선 숲길, 마포문화비축기지 등 수많은 사업을 펼쳐왔는데 특별히 애착이 가거나 아쉬운 사업이 있다면.

“서울시가 펼치는 사업은 아무리 사소한 사업이라도 시민의 요구와 참여, 공무원들의 노력이 녹아있기에 경중을 따지기 어려울만큼 하나같이 중요하다.

특별하게 언급하고 싶은 것은 얼마전 도시행정 분야 노벨상이라 불리는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받은 서울의 도시재생사업인데, 유럽국가를 비롯한 세계적 도시들처럼 도시골격과 역사를 보존하는 방식인 ‘고쳐서 다시쓰는’ 패러다임으로 바꾼 것으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빠르게 정착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

서울시 출입기자의 감으로 말하자면 ‘서울로’의 경우 서울시 기대만큼 붐업이 안된 듯 한데 이에 대한 시장님의 견해가 있다면.

“작년 5월 개장 후 이 근처에 사는 시민들은 아침저녁 서울로를 산책하고 직장인들은 점심식사 후 산책을 하며 사색하고 문화행사를 즐긴다.

서울로 7017 방문객이 개장후 1년만인 이번달 천만명을 돌파하고, 영국 유력 언론 가디언지는 “런던이 실패한 것을 서울이 성공했다”고 평할 만큼 성공궤적을 그리고 있다.

앞으로 서울역북부역세권 개발이 본격화되면 더욱 활기 넘치고 세계적 관광명소로 자리잡을 것이다.”

시장님의 7년 임기에 대한 평가중 강렬한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평도 있는데 시장님 생각은 어떠신지.

“임팩트니 한방이니 이런 것들을 강조하는 것은 과거 지향적 패러다임이다. 눈에 보이는 한 두 개 토건사업으로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 제가 이전과 구별되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는 것은 시민들이 잘 알고 계신 것 같다.

개발과 토건에 밀려났던 사람을 도시의 주인으로 바로 세웠고, 비정규직 정규직화, 청년수당, 도시재생 등 혁신정책 등을 정착시켰다.

그 결과 올해 싱가포르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수상했고, 작년 세계도시 색인 조사에서 서울이 세계 7대도시로 공인받은 사실에 주목해 주길 바란다.”

미세먼지 대책은 시민의 삶의 질 측면에서 서울시 최대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외적 요인이 너무 커서 해결전망이 어두운 게 사실인데 어떻게 헤쳐 나갈 계획인지 시민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어려운 문제임이 틀림없다. 중국 등 국외요인은 국제 공조를 강화해 나가고 국내 발생원인 해결에도 최대한의 조치를 해 나갈 것이다.

이미 서울시는 미세먼지를 잡기 위해 부단히 애써 왔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고 있다고 감히 말할수 있는데, 대중교통 무료정책 또한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차량 2부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경유차 등 공해유발차 운행제한, 서울형 실내공기질 기준 마련 등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나가겠다.

물론 미세먼지 문제가 하루아침에 좋아지기는 어려우므로 정부와 국회, 시민, 국제사회와 함께 지속적으로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다.”

강남 재건축 활성화가 시장님에게 강남시장이라는 공격거리가 됐다. 이런 공격에 수긍할 수 있으신지.

“선거 국면이다 보니 여러가지 공격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부동산에 관해서는 중앙정부 정책이 결정적이다. 서울시 정책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좌지우지 하긴 힘들다.

기억하시겠지만, 2014년 박근혜 정부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라는 명분아래 규제를 푼 후폭풍으로 최근에 재건축 시기가 집중된 것을 서울시 탓으로 모는 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이다.”

대통령 개헌안의 6ㆍ13국민투표는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무산됐다. 개헌의 운명을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국민주권강화, 지방분권 실현을 담은 개헌은 촛불혁명을 성공으로 이끈 국민의 요구였고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국민들께 한 약속이었는데 단 한번의 심의도 못하고 무산된 것이 유감이다.

시대적 과제가 담긴 개헌이 정쟁의 희생양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 국민의 요구이고 당장 개헌이 어렵다면 개헌안의 취지와 정신을 살려 제도와 정책, 예산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구현해야 한다고 본다.”

남북관계가 역사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4ㆍ27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본 소회가 있다면.

“온 국민이 느낀 것과 똑같이 세계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가슴설레는 순간을 경험했고,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은 북한경제의 개방과 맞물려 있어서 서울시도 지금 단단한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시장님은 지난 평창올림픽 때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으로부터 방북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평화국면에서 서울시와 시장님의 역할이 있다면.

“리선권 위원장은 당시 “박원순 시장님은 늘 초청돼 있다”고 덕담을 했고, 남북 평화체제가 열리면 그동안 디스카운트 돼 있던 서울의 경제, 문화, 관광 등 서울의 잠재력이 크게 기지개를 켜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평화체제를 단단히 하기 위해 경평축구를 재개하고, 제100회 전국체전 서울-평양 공동개최를 제안했으며, 서울 평양 양 도시에 상주 대표부를 설치하는 안도 구상하고 있다.”

서울시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집없는 서민의 최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지난 7년동안 서울시는 부지공급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14만호 임대주택을 공급했고, 올해부터 2022년까지 24만호를 추가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유럽처럼 사회주택 등 공공지원 주택 비율을 높이고, 민간의 토지자원과 재원을 활용하는 역세권 청년주택, 신혼부부 민간인 임대주택 입주시 임차보증금 지원 등의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24만호 공급계획을 반드시 이뤄 나가겠다.”

시정신문이 올해로 창간 30주년을 맞았다. 지방자치 발전의 공동 목표를 지향해 온 본지에게 덕담 한마디 해 주신다면.

“시정신문 창간 3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시정신문의 30년 역사는 대한민국 지방자치 역사와 궤를 함께 해 온 지방자치의 산 역사이고, 소외되기 쉬운 시민의 목소리와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며 지방자치 시대의 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해 주셨다.

대한민국 지방자치가 결정적 분기점에 선 올해, 시정신문이 창간 30주년이라는 기념할 만한 해를 맞이한 것도 역사적으로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시정신문이 앞으로 50년, 100년의 역사를 이어가며 지방분권 시대의 방향추로서 함께 해 주시길 기대한다.” 문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