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2동 슬기로운 찾동생활 ‘민관협치의 정석’
도봉2동 슬기로운 찾동생활 ‘민관협치의 정석’
  • 김소연
  • 승인 2018.05.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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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발 할아버지의 아름다운 다리 도봉2동 주민센터
박귀남 도봉2동 동장을 비롯한 새마을운동도봉구지회 육근우 사무국장, 이은승 주무관, 대한적집사 최남순 고문, 도봉2동 지역사회 보장협의체 이병숙 위원장(왼쪽부터)이 권 할아버지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귀남 도봉2동 동장을 비롯한 새마을운동도봉구지회 육근우 사무국장, 이은승 주무관, 대한적집사 최남순 고문, 도봉2동 지역사회 보장협의체 이병숙 위원장(왼쪽부터)이 권 할아버지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정일보]택시운전으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던 홀몸어르신 권 할아버지(70세, 도봉2동 거주)에게 불행이 찾아왔다. 오른쪽 발가락에 염증이 생겼지만 할아버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계속 일을 나갔다. 그러다 갑자기 찾아온 고통에 몸부림치다 긴급히 병원에 가게 됐고 당뇨합병증로 인해 무릎까지 절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불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택시운전 도중 사고가 발생했고 피해보상을 위해 2000만원을 물어줘야 해서 없는 살림에 큰 빚을 지게 됐다. 집안에서조차 거동이 힘들어 식사를 챙겨먹기도 힘들고 계단을 올라가 마당을 한 바퀴 돌아 위치한 재래식 화장실은 이용이 불가능해 할아버지의 삶은 점점 엉망이 됐다.

스트레스와 염증, 그리고 불규칙적인 식사로 인해 당뇨수치는 점점 높아졌고 당장 수술을 받지 않으면 생명까지 위험해지는 상황이지만 어머어마한 수술비용 때문에 수술을 주저하게 됐다.

이를 알게 된 권 할아버지 친구분들이 도봉2동 주민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소식을 듣고 동주민센터에서 방문했을 당시 할아버지는 이미 삶을 포기한 사람처럼 보였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게 많은 상황이었고 무엇보다 환자의 의지가 약해져 희망과 용기가 절실히 필요했다.

 

당뇨병 앓고 있는 무연고 어르신

비싼 병원비에 치료도 삶도 포기

이웃친구들 나서 洞에 도움 요청

 

洞-서울의료원서 수술치료 책임

새마을운동지회서 집수리 맡고

적십자·지역봉사단 반찬·죽 전담

 

이은승 주무관은 권 할아버지 상태를 보고 환부 부위가 짧은 시간동안 급격히 넓어져서 수술이 시급함을 판단했다. 이에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으면서 성공적인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 주무관은 “권 할아버지처럼 완전 무연고 독거노인은 오랜만에 보았다. 가족과 연락이 안 되고 노후 대비가 전혀 안 돼서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민관 협치를 통해 여러 곳에서 지원을 받아서 수술도 잘 되고 주거환경도 개선돼서 기쁘다. 장애등급을 확정 받아서 하루빨리 의족을 차고 걸어서 방문하시면 좋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주민센터에서는 권 할아버지를 돕기 위한 사례회의가 네차례 진행됐다. 구청, 동주민센터, 복지관, 재가노인센터, 서울의료원, 새마을운동도봉구지회 등 민관협력 기관이 한 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지원계획을 수립했다.

구청과 동주민센터, 서울의료원의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협력으로 할아버지의 수술과 치료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박귀남 동장은 직접 새마을운동도봉구지회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딱한 소식을 전해들은 새마을운동도봉구지회는 할아버지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배, 장판을 새로 해줬고 수세식 화장실로 개조했으며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도록 핸드레일까지 설치했다.

할아버지의 식사를 위해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매주 한 번씩 죽 배달을 실시하며, 대한적십자는 매주 2번씩 반찬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역사회 노력으로 지난 4월25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한 권 할아버지는 현재 재활에 힘쓰며 활기찬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 도봉구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을 성실히 수행해 더 이상 소외된 이웃이 고통받지 않도록 최선의 서비스를 다할 계획이다.

 

다시 삶의 의지 찾은 할아버지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권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살면서 어려운 일을 당한 적이 없었는데 힘든 일을 겪으니 삶이 절망적이었다. 하지만 주민센터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삶의 의지를 다시 회복하게 됐고 특히 이은승 주무관과 박귀남 동장님께 제일 감사드린다”며 “집 수리와 반찬 등 여러 가지를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삶에 희망을 가지고 살게 됐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육근우 새마을운동도봉구지회 사무국장은 “이번 사례는 복지 네트워크를 잘 활용한 경우 같다. 특히 동장님께서 직접 전화요청을 하시면서 적극적으로 활동해 주셨다. 오히려 참여하게 돼서 감사드린다. 앞으로 지속적인 지원과 참여를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이병숙 도봉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은 “민관협치가 이뤄진 사례에 직접 참여해서 기쁘다. 독거노인의 경우 고독사 등 안타까운 일이 발생할 수 있는데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서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며 소감을 전했다.

최남순 대한적십자 고문은 “매주 반찬을 2회 제공하고 있다. 할아버지께서 밝으신 표정을 보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박귀남 동장은 “직원들의 복지 마인드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단순히 업무라고 생각하지 않고 가족, 부모처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번 사례의 경우 아버지를 모신다는 마음으로 도와드렸다. 앞으로도 지역 자원을 잘 활용해서 민관 협치를 통한 복지서비스가 실현되도록 힘써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