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의 ‘두 번째 꿈’을 찾는 여정 동행
어르신들의 ‘두 번째 꿈’을 찾는 여정 동행
  • 김소연
  • 승인 2018.05.2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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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 미아동 주민센터 새내기 복지공무원 5총사

취약층 어르신 우울감 높아 고민... ‘나눔봉사 이웃들’ 현장상황 전해

새내기 복지 공무원 5명 의기투합, ‘두꿈이 인생학교’ 구체적 사업 마련

처음엔 ‘학교’ 거부감 말도 못붙여, 홀로사는 어르신 9명 입학생 선발

어르신들이 먼저 겨울철 김장나눔 제안...세상과 소통 시작

 

[시정일보]강북구 미아동주민센터에서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 사업의 일환으로 어르신들 대상으로 추진하는 ‘두꿈이 인생학교’가 화제다.

‘두꿈이 인생학교’는 우울감이 높은 취약계층 어르신 자존감 회복 프로그램이다. 이 사업 추진을 위해 미아동주민센터 박명수 동장과 마을복지과 최은자 팀장, 성하윤 주무관 외 4명의 주무관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마을복지과 최은자 팀장은 새롭게 임용된 5명의 주무관에게 “여러분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일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안 되는 것보다 되는 방향으로 일 해야 된다”고 말하며 사회복지 공무원으로서 나아갈 길을 제시해 줬다.

나눔이웃 봉사자들과의 간담회를 하면서 취약계층 어르신들이 우울감이 높다는 점에 착안,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고 또한 누군가의 두 번째 꿈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는 봉사자들의 제안을 받게 됐다.

이에 담당 공무원들은 좋은 생각이라는 공감대를 가지고 두 번째 꿈에 대한 종합계획서를 만들었다. 취약계층 어르신을 대상자로 선정하고 나눔이웃 봉사자들과 ‘두꿈이 인생학교’ 프로그램을 계획했다.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주무관들이 “어르신! 학교 한번 다녀보실래요?”라고 말하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화를 내시는 분, 아예 문도 안 열어 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자원봉사자들과 주무관들은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방문했다.

그 결과 어르신들의 마음도 점차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대화조차 거부하던 분들도 점차 말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떤 어르신 얘기로는 학교라는 말에 대한 거부감과 내 삶은 지금까지 아무런 희망이 없다라는 자괴감으로 거절하게 됐다고 했다.

어려웠던 과정을 거치고 ‘두꿈이 인생학교’에는 입학생 9명이 최종적으로 선발됐다. 주로 홀로 사는 할아버지 위주로 선발했다. 어르신들과 많은 소통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토요일에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봉사자들 역시 흔쾌히 참여해 주기로 했다. 그렇게 ‘두꿈이 인생학교’는 지난해 9월30일 입학식을 하게 됐다.

입학식은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자원봉사자, 복지팀장, 마을팀장과 동장, 민원행정팀장 그리고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성대하게 치를 수 있었다.

‘나와의 소통’, ‘세상과의 소통’, ‘꿈의 발견’, ‘두 번째 도전’ 등 총 10회에 달하는 프로그램은 어르신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과거 습관 및 상처로부터 벗어나 두 번째 꿈을 준비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였다.

지난해 10월에는 ‘두꿈이 인생학교’ 학생(어르신), 나눔이웃 봉사자, 그리고 담당 주무관과 팀장 등 25명이 춘천 남이섬으로 수학여행을 갔다. 도시락은 ‘강북구 찾동추진지원단’에서 준비하고 간식 및 여행미션은 나눔이웃 봉사자들이 준비했다. 전세버스 예약과 여행자 보험 등은 미아동주민센터에서 맡았다. 학생(어르신)들 중에는 처음 수학여행을 떠난 분도 있어서 무척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운 겨울 집에서 만든 김치를 주변에 나눠 주면 좋겠다고 ‘두꿈이 인생학교’ 학생(어르신)이 주민센터를 방문한 일도 있었다. 어르신의 제안으로 11월25일 ‘두꿈이 인생학교’ 어르신들과 함께 김장김치를 만들었고 김장김치 약 40박스를 미아동에 거주하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배달했다.

이제는 돌봄에서 나눔을 실천하려는 ‘두꿈 인생학교’ 학생(어르신)은 밝게 웃으며 다른 분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며 먼저 “선생님”하면서 말을 걸어온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금은 함께 모여 우크렐레, 기타, 드럼 등 여러 가지 악기를 배우며 배움을 실천하고 있다.

‘두꿈이 인생학교’는 “너랑 나랑 우리랑”이라는 강북구의 상징처럼 학생(어르신), 자원봉사자, 그리고 동장님을 비롯해서 공무원들이 함께 이뤄낸 성과이다.

성하윤 주무관은 “임용되고 처음 맡은 사업인데 민관과 협력해 결과물을 만들어서 보람되고 뿌듯하다. 함께 참여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최은자 팀장은 “활동을 할수록 어르신들이 희망적인 모습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 하지만 어르신들 욕구는 커지는데 자원은 한정적이라 더 이상 해줄 수 없는 게 안타까웠다. 특히 민간에서 자원 발굴과 도움 받기가 힘들었지만 앞으로 더욱 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가 활성화 되도록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민·관이 협치할 수 있도록 공무원으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