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보고, 저리보고, 살펴보고 투표하자
이리보고, 저리보고, 살펴보고 투표하자
  • 임춘식
  • 승인 2018.05.24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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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논설위원
임춘식 논설위원
임춘식 논설위원

[시정일보] 6.13 지방선거가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지역 발전을 위한 저마다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출마한 각 후보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이제까지 본인의 얼굴 알리기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그동안 심사숙고해 마련한 정책의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후보자들은 핵심 공약들을 줄줄이 발표하면서 차별성 부각에 안간힘이다. 향후 4년 동안 지역발전을 어떻게 이끌고, 어떻게 발전사키겠다는 미래 지향적 공약들이 쏟아지고 있다.

각 후보들의 공약은 공통분모도, 차별성이 돋보이기도 한다. 지역의 발전과 미래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의지와 취지는 다르지 않아 보인다. 어쨌든 각 후보들의 경험과 이력이 제각각이다. 각각의 이력만큼 다양한 공약, 판단은 이제 유권자의 몫이다.

나도 문제이다. 4년 전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중 경력이 가장 화려한 사람을 찍었다. 고학력에 고위직을 경험했으니 이미 검증이 된 사람이고 그만한 일꾼이 없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선거공약은 후보자들마다 비슷하고 공약은 공약(空約)이고 선거용일 뿐이며, 당선된 사람의 선거공약이 그의 임기동안 실제 지켜졌는지 확인해 본 적도 전혀 없다.

지난 2016년 실시된 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되어 임기가 절반 정도 지난 지금 국회의원 243명의 당선공약 이행률을 살펴보자. 최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국회의원에게 공약이행자료를 요청하여 분석한 결과 전체 공약 7,787개 가운데 이행 완료된 것은 19%에 불과하다고 한다. 계속 추진 중인 공약들도 실행까지 가기에는 난관이 많아 보이고, 그 중 입법공약은 15%에 불과하다고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예비후보자 홍보물과 선거공약서에 공약을 기재할 때에는 예산의 목표와 이행기한, 재원 조달방안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지만,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은 지방자치단체장과 달리 선거공약에 이행기한과 예산 조달방안을 기재할 의무가 없다. 그러니, 우선 표를 얻기 위하여 지역민원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이번 선거에서 만큼은 보고 싶지 않은 공약이 있다. 이른바 '무상' 시리즈다. 무상교복 같은 무상공약들이 다시 등장했다. 포퓰리즘적 기업 규제도 선거철 단골손님이다. 소상공인 보호를 명분으로 내건 대형마트·복합쇼핑몰 규제가 단적인 예다. 선거는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게임이다. 후보자들도 이 때문에 '후대의 평가'보다는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심리가 강하다. 그러다 보니 투표권자 다수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근시안적 공약의 유혹이 매우 크다.

하지만 정치의 목적은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국민들에게 최대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경제는 매년 2~3%씩 성장하는데 복지예산은 그보다 3배 빠른 연 8%씩 늘어나는 구조가 얼마나 지속 가능할까.

심각한 저출산·고령화로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도 2056년이면 고갈된다고 하니, 지금 청장년층의 노후가 불안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세금을 늘릴 수도 없다. 기업 관련 세제인 법인세만 해도 대부분 선진국은 인하 추세인데, 우리나라는 지난해 세율을 올렸다.

해외에서는 포퓰리즘 정책으로 위기에 빠진 국가들이 많다. 찾아오는 외국 관광객 수가 자국민 숫자보다 두 배 더 많다는 관광대국 그리스는 1981년, 사회당 총리의 포퓰리즘 정책이 시작된 후 경쟁력을 잃어가 지금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빠졌다. 이번 지방선거에 또 포퓰리즘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성숙한 정책 대결을 벌이며 책임 있는 정치를 할 후보들을 만나고 싶다.

이번 6월 지방선거는 우리 동네의 머슴(일꾼)을 뽑는 선거이다. 선관위는 이번 지방선거를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우리동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유권자마다 본인이 가진 소중한 1표가 내 지역을 바꿀 수 있다는 마음으로 후보자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에 참여하자.

현역들은 이미 의정보고서를 통해 자신의 활동을 알렸기 때문에 기초단체장이나 광역단체장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기 때문에 언론 노출빈도가 높다. 관심만 가지면 후보에 대한 정보를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보다 쉽고 편하게 후보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정부와 언론의 몫이 겠지만 우선은 유권자 스스로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누가 기초의원이 되든, 광역의원이 되든, 단체장이 되든, 국회의원이 되든 “상관 없다”고 말하는 시민은 정치하는 사람 욕도 하지 말아야 한다. 기초의원 하나 잘 뽑으면 동네가 바뀐다. 광역의원 하나 잘 뽑으면 광역시가 바뀐다. 단체장 잘 뽑으면 내 삶이 바뀐다. 확실히 그렇다. 이리보고, 저리보고, 살펴보고 투표하자.

어쨌든 유권자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지킬 수 있는 공약을 제시하고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후보자를 선택하고 그의 공약 이행사항도 지켜봐야 한다. 그러면 후보자가 바뀔 것이고, 선거문화는 아름다워질 것이다.

(한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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