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앞으로 기업이나 민간취업포털 채용공고에서 급여를 공개하지 않는 관행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구직자의 선택권과 알권리 보장을 위해 채용공고에 임금조건 공개를 의무화하도록 고용노동부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고 11일 밝혔다. 

현재 취업포털에는 일평균 약 10∼16만건의 채용정보가 공고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워크넷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채용공고가 ‘회사내규에 따름’, ‘협의 후 결정’ 등을 명시하고 임금조건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구직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실제로 권익위가 국민생각함을 통해 조사한 결과, 설문대상자 중 75.8%가 임금조건이 공개되지 않는 경험을 했고, 이 중 85%는 불충분한 임금조건 공개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근로기준법, 직업안정법 등 법률에서 임금을 ‘근로조건’의 핵심개념으로 규정하고 있는데도 채용단계에서 임금을 알 수 없어 구직자의 알권리가 침해받고 있다고 권익위는 봤다.

이 때문에 채용 후 근로계약 시 구직자에게 불리한 임금조건이 제시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이를 받아들이거나, 다시 취업준비생으로 돌아가 수개월의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권익위의 판단이다. 

이에 권익위는 기업이 채용공고를 할 경우 개략적인 임금조건을 공개하도록 고용노동부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다만 국내외 사례조사,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 의견수렴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해, 구체적인 공개방안에 대한 연구용역 등을 거쳐 2019년 6월까지 세부방안을 확정하고, 채용절차법 등 관련법을 개정하도록 했다. 

권익위 안준호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제도개선으로 취업준비생의 선택권과 알권리를 보장하고 구직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국민실생활에서 국민의 고충을 유발하는 민원사례 등을 면밀히 분석해 지속적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