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보이지 않는 것을 경계하고 들리지 않는 것을 두려워해야
시청앞/ 보이지 않는 것을 경계하고 들리지 않는 것을 두려워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18.06.28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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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道也者(도야자)는 不可須臾離也(불가수유리야)니, 可離(가리)면 非道也(비도야)라. 是故(시고)로 君子戒愼乎其所不睹(군자계신호기소부도)하며 恐懼乎其所不聞(공구호기소불문)하니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서 ‘도라는 것은 잠시라도 떠날 수 없으니 떠날 수 있으면 도가 아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것에 더욱 경계하고 신중하며 남들에게 들리지 않는 것에 더욱 두려워한다’는 의미이다.

성을 따르는 것 즉 인간이 날 때부터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본연의 성을 따르는 것이 도이다. 따라서 인간은 잠시라도 도를 떠날 수가 없다. 도는 바로 인간이 가야 할 길이요. 언제 어디서나 무엇을 하든 간에 도가 없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도를 떠날 수 없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도를 떠난 듯 하고 도에서 벗어난 듯 보이는 것은 왜인가. 이는 도가 人欲(인욕)에 의해 가려졌기 때문이다. 天理(천리) 즉 성선이 인간에게 부여된 이성적 측면을 말하는 것이라면 인욕은 인간에게 내재된 동물적 속성 같은 것을 말한다. 어차피 동물인 이상 인간에게는 누구나 천리와 더불어 인욕이 내재돼 있다.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인욕을 버리고 천리가 발현되면 도를 얻고 인욕이 천리를 억누르면 도를 잃게 된다. 천리가 발현되느냐 인욕이 기승하느냐의 갈림길은 남들에게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은밀한 곳 즉 자기 자신만의 내부 세계에서 결정된다. 따라서 군자는 남들에게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에 신중히 하고 두려워하는 것이다.

작금에 들어 6·13 지방선거를 치른 지 보름이 지났지만 국회는 여전히 개점휴업 중이라는데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상당수는 민생과 직결되는 1만 여건의 법안이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으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모두 공석인 상태다. 현재 국회에는 정부가 발표한 검ㆍ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입법 논의와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연장 문제 등 긴급한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이와 더불어 고용 지표는 8년 만에 최악의 수준이며 청년실업률 또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야당은 당내 문제와는 별개로 민생을 살피고 평화를 향해 나아가자는 민심을 헤아려 하루속히 원 구성 협상과 산적한 현안처리에 하루속히 나서야 할 것이다. 당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국회의원의 본분인 국회 운영과 민생을 등한시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이제라도 여야는 머리를 맞대고 국회 정상화에 적극 나서 본연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위정자는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며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더욱 경계하고 신중하며 들리지 않는 것에 대해 더욱 두려워하며 국민을 위한 진실된 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