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휴화산, 지방공천 시스템의 현 주소
기자수첩/ 휴화산, 지방공천 시스템의 현 주소
  • 주현태
  • 승인 2018.07.1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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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태 기자/sijung1988@naver.com

 

[시정일보]최근 서울시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A국회의원과 측근들이 B기초의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됐다. 이 사건을 두고 현 지방공천 시스템의 한계에서 비롯된 폐해라는 주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6월8일 6.13선거 사전투표 날 A국회의원 지역사무실에서 발생됐다.

B기초의원은 “합동 출근인사 및 사전투표 홍보활동을 하던 중 예의가 없는 A의원의 정무특보와 서로 멱살을 잡고 밀치는 등의 실랑이가 있었고, 이후 A국회의원 보좌관에게 ‘선거운동 관계자(정무특보) 교육을 잘 시키라'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B기초의원은 “A국회의원이 호출한다는 연락을 받고 다른 후보자들과 A국회의원 사무실로 올라갔으며 볼일이 끝난 뒤, 다른 후보들은 각자 갈 길을 간 반면에 본인은 A국회의원에게 멱살을 잡히고 '국회의원의 정무특보의 멱살을 잡냐'고 욕설을 들었으며, 주먹질을 당했다”고 밝혔다. 저항을 하지 못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국회의원 보좌관 2명에게 몸을 제압당하고 입을 막아놔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기자는 사실 유무를 파악하기 위해 A국회의원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회의중”이라는 짧은 말만 들었을 뿐 아무런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이번 사건은 ‘언젠간 터질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지방선거의 맹점은 지역위원장들이 공천권을 쥐고 있어 기초의원을 비롯한 많은 정치입문자들이 지역위원장에게 고개를 숙이고 ‘줄을 서야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꼭 이 A국회의원뿐만 아니라 공천권을 쥐고 있는 대부분의 지역위원장들은 어깨가 한껏 올라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기자는 만약 이번 사건이 사전투표 때가 아닌 투표 전에 발생된 일이라면 B기초의원 측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B기초의원이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더라도 공천권을 쥐고 있는 자와 싸웠다는 이유만으로 다음 9대에 더불어민주당의 기초의원직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기초의원들은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 지방자치를 잘 이끌어가는 일은 후순위로 넘기고 위원장들의 입맛에만 맞는 정치를 하고 있다.

즉 지역위원장들이 쥐고 있는 공천권 때문에 기초의원들은 좋은 정치를 할 기회를 잃고 있다. 기초의원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려 할 때, 지역위원장인 국회의원과 다른 의견이 있다면 굽힐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은 그러한 사정이 곪아 터진 것이다.

중앙정부는 하루 빨리 지방자치단체 공천 제도를 폐지하고 당원들의 의견과 주민여론의 의견에 맞는 경선 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