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도 행복한 사회
노인들도 행복한 사회
  • 시정일보
  • 승인 2006.11.3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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方鏞植 기자 argus@sijung.co.kr


서울 중구 신당동 소재 충무아트홀. 11월22일 이곳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웃음소리가 홀을 가득 메웠다. 길게 팬 주름살과 허름한 옷차림은 겉모습에 불과했다. 노랫가락에 맞춰 나오는 웃음은 젊은 사람들에 진배없었다.
이날 노인들에게 웃음을 선사해 준 행사는 중구보건소와 중구정신보건센터가 마련한 ‘노인건강강좌’였다. 이날 참석한 노인 300여명은 사회자의 사소한 멘트에도 웃음 띤 얼굴로 화답했고 ‘충실하게’ 따랐다. 삶의 고단함으로 잃었던 웃음을 되찾은 노인들은 짧은 시간이나마 행복해 했다.
이날 중구보건소가 마련한 프로그램은 혈압·당뇨체크와 기억력 측정을 위한 인지기능검사, 웃음치료, 치매예방 건강강좌 등이다. 특히 웃음치료의 경우 치매환자의 상당부분이 우울증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치료의 효과가 높다고 보건소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행사는 중구의 노인인구 비중이 서울 자치구 평균인 6~7%보다 높은 9.5%에 이르고, 노인건강에 대한 지속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중구보건소는 이와 관련, 정기적인 치매교육과 45만원 상당의 MRI검사를 무료로 실시하는 등 다양한 노인건강 증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인들을 위한 사업은, 그러나 여전히 부족하다. 정부는 물론 행정기관의 인식도 젊은이를 위한 것에 미치지 못한다. 과거 어느 정치인은 “노인들은 투표하지 말고 집에서 쉬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물정 모르는’ 정치인의 실언(失言)이 아니라, 노인들을 보는 세상인심의 척도로 여겨지는 말이다.
우리는 우리의 노인들이 전쟁의 폐허를 뚫고 1960년대와 1970년대 ‘한강의 기적’을 창조했던, 세계경제사의 교과서적인 세대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들의 신고(辛苦)가 오늘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경제적 여유의 기반이 됐음을 생각할 때 노인들을 향한 인식을 바꿔야 할 때다.
우리도 곧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는 고령사회과 되고 2050년에는 인구의 절반이 노인일 것으로 예측된다. 노인정책이 복지의 핵심이 된다는 얘기다. 노인이 행복할 때 국민이 행복하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이날 행사가 노인들이 좀 더 행복하고, 노인을 대하는 우리사회의 인식개선의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