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우리사회 진짜 없애야 할 적폐 ‘갑질’
시정칼럼/ 우리사회 진짜 없애야 할 적폐 ‘갑질’
  • 김영섭 논설위원
  • 승인 2018.07.1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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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논설위원
김영섭 논설위원

[시정일보]최근 우리사회에서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단어가 바로 ‘갑질’이다.

육십갑자를 셀 때 첫 번째의 간인 ‘갑(甲)’에다가 행동을 의미하는 우리말 어미 ‘질’자를 붙여 명사로 쓰이며, 그 뜻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상대방에게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며 제멋대로 구는 짓’이라고 한다.

요즘에는 매우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는 말 중의 하나가 되었고, 그 파장이 당사자는 물론 다수의 사람과 사회에 해악을 끼치기도 하기 때문에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일테면 계약관계에 있어서도 ‘갑’과 ‘을’이 설정되면 ‘갑’이 ‘을’에게 부당한 조건을 내세워 꼼짝 못하게 하거나 비용 면에 있어 상식이하의 가격 책정으로 크나큰 불이익을 주기도 한다.

하도급의 형태에서 발생하는 ‘갑질’이 여기에 해당되며, 이 경우 정상적인 거래나 상도의는 이미 깨어지게 되고 결국 부실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항공사 두 곳 오너들의 갑질 때문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처음 갑질이 불거진 것은 알려진 대로 땅콩회항 사건이었다. 항공기는 일반교통수단과는 달라서 운항시스템이 매우복잡하다고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탄 비행기가 아님에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회항을 명령하고 급기야 승무원을 내리게까지 하는 등 횡포를 부렸다. 아마 일반승객이었다면 기내 보안관에 의해 제지당하고 결박되어 사법당국에 넘겨졌을 것이다.

회사의 직원들과 국민들의 분노에 머리를 조아릴 때만 해도 백만 번 마음의 양보로 재벌가 딸의 못돼먹은 ‘갑질’ 정도로 생각해 줄 수도 있었다. 그러면서 마음씨도 너그럽게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지.’ 하고 생각했다.

이런 국민들의 생각은 정확하게 허를 찔려 버렸다. 이후 그녀의 동생은 물론 그녀의 엄마까지 갑질의 절정을 보여주는 증거물들이 공개되고 또 증언이 나오면서 그것이 일시적인 감정의 문제나 실수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그들 가족에게는 일상다반사의 행태였음이 만천하에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이런 심보의 사람들이라면 회사의 경영이나 나머지 행태인들 제대로였겠는가?

세금 포탈, 밀수 등 그동안 밝혀진 숱한 범법행위에 대한 사법적인 문제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

이들의 불법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이 더운 날 국민들에게 그나마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를 선물하는 것이 될 것이다.

그 뿐인가? 경쟁 항공사의 오너는 좀 나은가 싶었지만 오히려 한술 더 떠서 여직원들로 하여금 역할을 나누어 수치심을 유발할 정도의 행동을 강요하며 마치 사이비 교주처럼 용비어천가를 부르게 하는 동영상을 보는 순간 아연실색 하였다.

잇달아 터진 기내식 납품업체에 대한 부당한 ‘갑질’로 인하여 납품업체의 오너를 자살로까지 몰아 결과적으로 고귀한 생명을 빼앗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여기에도 국민들이 나서서 이들을 성토하는 것은 그만큼 공분이 쌓였다는 말이 아닐까?

물론 이들 말고도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이 사회에는 수많은 ‘갑질’이 존재하고 있다. 비단 기업뿐 아니라, 학교는 물론, 지역사회와 관료사회, 심지어 그 이상의 조직에서도 행해지고 있음을 보고 있다.

그야말로 적폐중의 적폐가 바로 이 ‘갑질’이며 이는 반드시 일소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계란으로 바위를 깨뜨리는 국민들의 심정에 정부의 철저하고도 과단성 있는 조치와 정책이 필요하다. (동대문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