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탐욕하지 않음을 귀하게 여기는 세상돼야
시청앞/ 탐욕하지 않음을 귀하게 여기는 세상돼야
  • 시정일보
  • 승인 2018.08.1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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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人只一念貪私(인지일념탐사)하면 便銷剛爲柔(변소강위유)하며 塞智爲昏(색지위혼)하며 變恩爲慘(변은위참)하며 染潔爲汚(염결위오)하여 壞了一生人品(괴료일생인품)하나니 故(고)로 古人(고인)은 以不貪爲寶(이불탐위보)라 所以度越一世(소이도월일세)니라.

이 말은 菜根譚(채근담)에 나오는 말로서 ‘사람이 오직 한마음으로 이기에만 빠져들다 보면 강직한 기질도 마모돼 유약해지고 지혜가 막혀 어두워질 뿐만 아니라 인자한 마음마저 혹독해지고 또 결백한 뜻도 더러워져 일생의 인품을 깨뜨리게 된다. 옛 사람이 탐욕하지 않음을 귀하게 여긴 까닭은 그것으로 일생을 초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는 의미이다.

송나라 때 어떤 사람이 귀한 옥을 자한에게 바쳤다. 그러나 자한은 받지 않았다. 그러자 옥을 바치겠다는 사람이 말했다. “이것을 옥 다듬는 사람에게 보였더니 귀중한 보배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바치는 것이오니 부디 거두어 주십시오.” 자한이 말했다. “나는 사물을 탐하지 않는 것을 보배로 여기고 그대는 옥을 보배로 여긴다. 그러므로 만일 그대가 옥을 나에게 준다면 우리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의 보배를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럴 바엔 차라리 각각 자기의 보배를 그대로 지니고 있는 게 낫지 않겠는가.” 탐욕하는 이기심처럼 치졸한 것은 다시없다. 이기심은 자기를 이롭게 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타인에게 영향을 준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위하고 사랑하고 오로지 자기의 희망을 위해서만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러한 이기심을 온전히 그대 것으로 하지 말라. 그 이기심이 그대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까지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작금에 들어 여야 정치권이 깜깜이 쌈짓돈으로 나눠 쓰던 국회 특수활동비를 폐지키로 한 것은 만시지탄의 감은 있지만 당연지사라 생각된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장과 주례회동을 가진 뒤 “특활비 완전 폐지에 합의하고 특활비 폐지에 따른 제도 개선 방안은 의장에게 일임했다”고 밝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특활비의 순기능 운운하며 폐지보다 양성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던 정치권이 방향을 급선회한 것은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국회의 행태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원내대표 특활비에만 해당하고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특활비는 줄이는 대신 양성화하는 방향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국회가 모처럼 국민 뜻을 따른 줄 알았는데 반쪽짜리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은 아닌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국회는 최종 개선안 마련 과정에서 갖가지 명목으로 특활비를 부활하는 꼼수를 부려선 결코 안 될 것이다.

국회의 예외 없는 특활비 폐지 결단이 국정원 청와대 검찰 경찰 등 특활비를 유지 중인 정부 부처와 기관에 대한 투명성 제고와 제도 개선에 앞장설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