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90 신촌, 끓어오르던 청춘의 기억들
7090 신촌, 끓어오르던 청춘의 기억들
  • 이승열
  • 승인 2018.08.2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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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청년문화의 개척지, 신촌(新村)’ 전시…10월27일까지

 

[시정일보]우리나라 청년문화의 중심지인 신촌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전시회가 열린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의 중요한 부도심 중 하나인 신촌을 재조명하는 ‘청년문화의 개척지, 신촌’ 전시를 이달 22일부터 10월21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신촌 지역의 공간 변화와 인문지리적, 사회문화적 특성을 고찰하고, 근대학문, 서구문물, 민주화운동, 대안예술 등 신촌을 통해 유입됐거나 시작된 새로운 문화를 살펴본다.

특히 청년문화의 전성기였던 1970~90년대를 중심으로 문청들의 아지트였고 대안음악의 중심지였으며 패션의 메카였던 신촌의 면모를 들여다본다.

신촌(新村)은 ‘새롭게 형성된 마을’, ‘새마을’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지명답게 신촌은 새로운 문물, 문화 등을 받아들이고 토착화시켜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산실(産室)로서 기능했다. 일제강점기 연희전문학교, 이화여자전문학교가 자리 잡으면서 신촌은 서구 근대 학문과 사상이 유입되는 창구가 됐다.

광복 이후에도 오랫동안 신촌은 최첨단의 유행이 가장 먼저 유입되는 곳이었다. 원두커피, 언더그라운드 음악, 패션, 사회문화운동에 이르기까지 새롭고 대안적인 문화가 수없이 시도됐고 전국으로 확산됐다. 그 과정에서 신촌의 음악다방, 록카페, 라이브 카페, 소극장, 서점, 음반가게 등 수많은 장소들이 문화 아지트가 됐다.

이 모든 활동의 주체는 신촌의 청년들이었다. 신촌에 대학을 다니는 대학생을 비롯해, 최첨단의 유행을 좇는 젊은이들, 상업무대 밖의 비주류 예술가들, 신촌에 모여든 젊은이들에게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청년 운동가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신촌문화의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신촌은 활력을 잃어갔다. 홍대나 대학로가 청년문화 중심지로 새롭게 등장하고 지가와 임대료가 대폭 오르자 청년들은 떠났다.

하지만 최근 도시재생사업으로 다시 청년들이 모여들고 있다. 청년들은 지역민들과 협업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활용해 신촌다움을 부활시키고 청년문화의 핵심지로 재건하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신촌의 근현대사를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토·일·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서울역사박물관 송인호 관장은 “청년들의 삶과 이상과 열정으로 구축된 문화아지트를 중심으로 신촌의 골목골목이 기억하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신촌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열 기자/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