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도자는 히딩크 감독처럼 멋지게 떠나는 모습을 본받자
사설/ 지도자는 히딩크 감독처럼 멋지게 떠나는 모습을 본받자
  • 시정일보
  • 승인 2018.08.3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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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뜨거웠던 2002년의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든 히딩크는 고별인사에 Good-bye 대신 So long이라고 말했다. 해석은 분분하지만 영어를 잘하는 영국문화원의 영국인은 “다시 만나는 순간까지”라고 풀이한다. 좀 더 자상하게 해석을 하면 “그리 긴 시간이 아니기를 바란다” 여기에는 다시 만나길 기대하는 아쉬움의 정감이 서려있다.

황수경 전 통계청장이 이임사에 눈물을 보이며 “통계가 정치적 도구가 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경질 사유는 모른다. 윗선의 말을 잘 들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 전 청장의 이임사의 표현으로 정가는 ‘통계전쟁’이라는 말이 나오며 여야 대표의 언어의 총질이 난무하고 있다. 국회는 임종석 비서실장을 불러 해명을 들었다. 그야말로 정치적 악용의 불신에 불을 지르고 있는 형국이다.

국민들은 청년 취업, 체감경제의 현실에 불편의 도를 넘는다. 40도에 육박하는 몸서리치는 더위, 누진제 전기세 문제로 한바탕 소란을 겪고 있다. 태풍은 제주와 전라도의 농작물에 피해를 주었다. 이어지는 가을장마로 수많은 농가에 ‘물폭탄’이 떨어졌다. 28일 서울과 경기북부에 시간당 50mm의 폭우가 쏟아져 서울 중랑천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팔당댐은 수문을 개방해 물을 방류하는 등 그야말로 비상이다. 경기도와 서울시는 4회 이상의 ‘안전안내문자’를 전송했다.

정치권은 황 전 통계청장의 이임사가 던진 말에 호재를 만난 양 분란의 극치를 보인다. 우리의 경제와 국민의식은 선진국 대열에 의연하게 가고 있다. 정치권만은 후진성을 못 버리고 있다.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다웠던 히딩크 리더십의 성공 요인을 여섯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 꿋꿋함과 소신, 둘째 공정성, 셋째 기본의 강조, 넷째 혁신의 정신축구, 다섯째 가치의 공유, 여섯째 전문지식 활용을 들었다.

아무리 살펴봐도 어렵지 않는 항목들이다. 히딩크는 한국을 떠나도 늘 한국의 축구를 응원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전 통계청장이 자리를 떠난다고 한국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리더로 어느 곳에서든 조국을 위해 봉사와 헌신의 기회가 있다.

눈물을 보이며 이임사에 여야의 진영 간 싸움을 붙이고 떠나는 모습은 몹시 아쉽다. 교육자로서는 보이지 않는 교육을 주장하였다. 선생과 지도자는 보이지 않는 무언의 행동까지 교육이라는 것이다. 떠나는 자의 뒷모습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우리 청소년은 물론 국민 모두에게 귀감이며 교육의 순간이다. 아무리 어려운 순간에도 지도자는 미래를 보여줘야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민생은 고용재난으로 신음하고 국내 기업들은 규제의 밀림 속을 헤쳐 나가고 있다.

그런데도 떠나는 청장은 눈물을 보인다. 여야는 불구경 하듯 한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치가 국민의 절박한 모습을 보지 않고 한심한 눈물 이임사에만 귀 기울인다면 더 이상 정치권은 국민의 신임을 받지 못할 것이다. 여야가 발목을 잡고 싸움질만 한다면 국민의 마음은 점점 멀어지고 말 것이다. 한 나라의 지도자는 국민의 꿈이고 희망이 돼야 한다. 꿈과 희망의 지도가 많아지면 국민은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