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사교육 부추기는’ 지자체 교육상담센터
기자수첩/ ‘사교육 부추기는’ 지자체 교육상담센터
  • 주현태
  • 승인 2018.08.3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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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최근 수도권 내 한 지자체의 교육상담센터에서 외부 사교육 학원을 소개시켜주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자는 “지자체의 교육상담센터에서 사기업에 해당되는 학원과 강사를 매칭해주고 있다. 또한 센터장은 구청으로 들어오기 전에 A업체 실장 출신으로, 구청에 상담을 받기 위해 방문한 구민들을 대상으로 A업체를 소개시켜주고 있다”며 “어떻게 구청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지, 지자체 장도 이 문제를 알고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지자체에서 직접 운영하거나 위탁 운영하고 있는 교육상담센터는 관내 청소년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관 차원에서 무료로 도움을 주는 곳이다.

또한 상담센터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해 학부모들에게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외부강사를 초빙해 입시 공부 방법, 논술, 면접 등의 특강을 자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자체가 운영하는 입시상담센터가 사교육 학원을 소개시켜주고 있다는 것은 지자체라는 공기관을 이용해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사건이 일어난 지자체 관계자는 “구청에서 진행한 여러 특강의 강사 중에 다수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마음에 들어하는 한 강사가 있었다”며 “이 특강 끝나고 학부모와 학생은 ‘장소를 제공할 테니 그 강사에게 강의를 받고 싶다’라는 문의가 들어왔었다. 하지만 구청 차원에서 사 기업에 해당되는 한 강사에게 구민 매칭을 할 수 없었다. 이는 떠도는 소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만약 사기업을 소개시켜준 사실이 맞다면 어떤 조치를 취하겠냐는 질문에 “처음은 경고로 지적하고 넘어갈 것 같다. 사실 이 문제는 굉장히 애매한 부분이 많다. 구민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센터가 있는 것인데, 사교육에 해당된다고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은 구민들도 납득하기 힘든 문제일 것”이라며 “같은 문의가 들어온다면 한 곳 뿐만이 아닌 여러 곳을 추천해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자체가 교육상담센터를 운영하는 이유는 통상적으로 사교육을 받기가 힘든 환경에 있는 구민들 때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청소년에게 상담 교육과 학습 지원을 통해 미래의 인재를 키워내는 교육상담센터가 ‘사교육 상담센터’라는 오명을 받도록 둘 것인가?

자치단체들은 하루빨리 교육센터를 재정비해, 행여나 사교육을 추천해주는 일이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할 것이고, 만약 꼭 추천을 해줘야 한다면, 단 한곳을 추천하는 것이 아닌, 복수의 업체 정보를 제공하고 장단점을 짚어주면서 구민이 선택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