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년자치정부’ 내년 3월 출범
서울시 ‘청년자치정부’ 내년 3월 출범
  • 이승열
  • 승인 2018.09.12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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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청·청년의회 양대 축… 연 500억원 규모 청년자율예산 신설,
서울시 모든 위원회 청년비율 15%까지 확대, 청년 주도 문제해결 ‘미래혁신프로젝트’ 가동
박원순 서울시장이 1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청년자치정부 출범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1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청년자치정부 출범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서울시가 청년에 의한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고 미래과제의 선제적 해결 주체로서 청년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청년자치정부’를 내년 3월 출범한다.

청년이 직접 기획·집행하는 500억원 규모의 ‘청년자율예산’도 새롭게 편성한다.

새로운 청년자치정부와 청년자율예산은 ‘청년의 문제는 청년이 가장 잘 안다’는 당사자 주도 원칙, ‘시민이 시장이다’라는 시정운영 기본 원칙이 전제가 됐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이와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청년자치정부 출범계획을 11일 발표했다. 

먼저 청년자치정부는 ‘청년청’과 ‘서울청년의회’로 구성된다. 청년청은 청년정책 기획부터 예산편성, 집행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는 행정집행조직이다. 현재 서울혁신기획관 소속 청년정책담당관(4급)을 재편해 시장 직속으로 신설된다. 현재 4개 팀에서 7개 팀으로 규모를 확대하고, 청년청을 책임지는 청년청장(4급)은 개방형 직위로 열어 청년자치를 잘 지원할 수 있는 전문가로 임명할 계획이다. 

서울청년의회는 청년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민간거버넌스다. 기존 서울청년의회는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자발적 청년모임인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청정넷)가 주최하는 연간행사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의회가 상설 운영되며, 그 역할도 청년정책 발굴부터 설계, 숙의, 결정 등 전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확대된다. 

앞으로 청년자치정부는 ‘자치, 공존, 미래’라는 3대 목표 아래 △청년자율예산제 △서울시 청년위원 15% 목표제 △청년인지예산제 △청년인센티브제 △미래혁신프로젝트 등을 중점 추진한다. 

먼저 청년자율예산제는 청년정책 예산 중 일부를 청년들이 직접 편성하는 사업으로, 시는 2022년까지 매년 500억원을 추가로 청년자율예산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예산안은 서울청년의회에서 숙의, 토론,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직접 마련하게 된다.

서울시 청년위원 15% 목표제는 서울시 조례에서 규정한 모든 위원회의 청년(만 19세~만 34세) 비율 평균 15% 목표를 조기달성해 청년들의 시정참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겠다는 내용이다. 

청년인지예산제도 새롭게 도입한다. 서울시 각 실‧국‧본부에서 예산을 편성할 때 청년청과 사전협의를 의무화하는 것이다. 

청년인센티브제는 서울시 발주 사업에 청년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청년단체 및 기업, 마을기업 등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다. 재능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경력이 짧다는 이유로 시 사업의 참여기회를 얻지 못했던 청년들에게 다양한 기회가 열릴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청년 주도로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혁신프로젝트’도 가동한다. 불법촬영 등 디지털성범죄, 미투운동, 직장 내 위계적인 문화에서 비롯되는 권익침해 등 청년세대들의 관심도가 높은 문제 해결에 집중해 새로운 제도와 규칙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는 청년자치정부의 본격 출범에 앞서 지난 8월 말 청년정책 전문가 등 청년들로 구성된 ‘청년자치정부 준비단’을 발족한 바 있다. 준비단은 청년자치정부의 동력이 될 인적 인프라와 의제를 하반기에 마련한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장의 권한을 대폭 나눠서 청년들이 권한을 갖고 자신들의 문제와 우리 사회의 새로운 문제, 청년의 문제를 풀고 우리 사회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