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전 불감증에 의한 후진국형 참사 언제까지 봐야하나
사설/ 안전 불감증에 의한 후진국형 참사 언제까지 봐야하나
  • 시정일보
  • 승인 2018.09.1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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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에서 주위의 지반 침하나 붕괴를 막기 위해 설치한 흙막이 구조물이 무너져 그 위에 건립돼 있던 원아 122명이 다니는 상도유치원 건물이 크게 기울어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그나마 한 밤에 발생했기에 천만다행이지 만약 붕괴 사고가 유치원생들이 등원한 대낮에 일어났다면 상상하기조차 싫은 끔찍한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해 아찔함을 금할 수 없다.

이번 사고는 4년 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세월호 참사나 지난해 12월 인천 영흥도 앞바다에서 15명이 사망하거나 다친 낚싯배 사고,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지난 1월 37명이 사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6월 용산의 4층짜리 상가주택 붕괴 등 안전사고들이 아직도 우리들의 귀에 쟁쟁한데, 그 뼈아픈 교훈들을 벌써 우리 사회가 이미 망각의 늪 속으로 보내며 새까맣게 잊은 것 같은 안전불감증을 보는 듯해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이 사고는 안전불감증에 의한 인재로 이미 5개월 전 유치원측의 의뢰로 현장을 점검했던 서울시립대 이수곤 교수는 당시 “편마암 단층이 한쪽으로 쏠린 지반으로 위험해 보여 보강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붕괴 우려가 있다는 보고서를 썼다”고 말했다.

당시 관계자들이 적절한 주의나 예방 조치를 취했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사고를 막지 못하고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자체가 안전불감증에 의한 인재가 아닌가 싶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새벽에는 금천구 오피스텔 공사 현장 옆 도로가 침하해 인근 아파트 주민이 대피하는 일도 있었다. 이 또한 터파기 현장 흙막이 붕괴로 인한 토사 유실이 원인이었다.

이처럼 안전 불감증과 허술한 관리·점검, 초동대처 미흡 등 판박이 예고된 인재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데 더 큰 문제점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대통령도 취임 이후 수차례에 걸쳐 “재난에 상시 대응이 가능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지만, 사고 장소의 바뀜, 판박이 수준의 대처와 구호만 요란했을 뿐 시간이 지나면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안전한 대한민국은 구호나 말로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국가 재난방지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해 매뉴얼에 따른 철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언제든 이 같은 인재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공사현장에 대해 철저한 현장 점검과 사회 안전망을 촘촘히 재정비함은 물론 공무원들의 무사안일과 시공사들의 원칙을 무시한 안전불감증에 의한 전형적인 후진국형 재난사고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