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통의 정석’ 중랑구 주민 간담회
기자수첩/ ‘소통의 정석’ 중랑구 주민 간담회
  • 김소연
  • 승인 2018.09.2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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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

[시정일보]“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조용한 주민센터에 진도아리랑 노래가 울려 퍼진다. 좁은 주민센터 회의실에는 주민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으며, 자리에는 청년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울려서 앉아 있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유는 중랑구 신임 구청장이 주민과의 소통시간을 갖기로 했기 때문이다. 구청장이 등장하자 주민들이 환영의 박수를 쳤다. 상봉1동 주민센터는 마치 잔칫집 같았다.

류경기 구청장은 ‘구민과 함께 새로운 중랑, 동행’이라는 슬로건 아래 각 동을 돌며 주민 정책간담회를 하고 있다. 주민간담회는 민선 7기 공약과 주민과의 소통 시간으로 구성됐다.

우선, 류 구청장은 “경기를 살릴려고 류경기다”라는 재치 있는 말과 함께 민선 7기에 공약 정책에 대해 귀에 쏙쏙 들어오는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이후 주민 민원 사항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주민들은 포스트잇 게시판에 내용을 남겨주었다. “대학생을 위한 교육 지원도 해주세요”, “상봉 먹자골목 이쁘게 꾸며 주세요”, “어린이집 시설 늘려주세요” 등 주민들 각자 상황에 맞는 불편사항들을 제시했다. 주민들 건의 내용이 들릴 때마다 한쪽 구석에 앉은 각 부처 국장들은 메모하기 위해 손놀림이 빨라졌다.

구청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건의 내용을 들으면서 하나하나 부족함 없는 답변을 제시해줬다. 구 사정에 대해 속속들이 알지 못했다면 그만큼 답변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구민들의 요구사항이 높아지는 건 불편한 점도 있지만 그 만큼 구 정책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랑구는 구민이 원하고 필요한 정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전철을 신설하고 교통시설을 확충하는 등 사업 단위가 큰 정책은 구청장 혼자 힘으로 힘들지만 구민의 소소한 제안은 구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구민들의 요구사항을 들어보면 대단한 내용이 아니다. 교육지원, 시장 환경 개선 등 본인들의 실생활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내용들이다.

지방차지는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한다. 구민들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91년도에 지방자치가 부활하고 27년이 됐다. 그 만큼 구민들의 의식수준 또한 높아지고 있다. 단체장이 규모가 큰 숙원사업은 앞장서서 나설 수 있지만 구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들에 대해서는 현장에 나가 귀 기울여 줬으면 한다.

‘내가 제일 잘 났어’, ‘나 잘 했으니 칭찬해주세요’라는 모습 보다는 겸손한 자세로 구민과 같은 눈높이에서 구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