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결코 욕심때문에 본성을 잃어서는 안 돼
시청앞/ 결코 욕심때문에 본성을 잃어서는 안 돼
  • 시정일보
  • 승인 2018.10.1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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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只是欲蔽情封(지시욕폐정봉)하여 當面錯過(당면착과)하면 使咫尺千里矣(사지척천리의)니라.

이 말은 菜根譚(채근담)에 나오는 말로써 ‘다만 욕심과 정 때문에 본성을 잃어 한 번 어긋나면 가늠할 수가 없다'는 의미이다. 인간은 큰 저택에 살거나 초가집에 살거나 삶의 참뜻을 알고 즐겁게 살아가는 데는 마음먹기에 달렸다.

욕심과 정 때문에 사람의 본성을 잃지 말자는 이야기이다. 익불사숙( 不射宿)이란 말이 있다. 주살로 자는 새를 잡지 않는다는 뜻으로 인자의 자비심을 이르는 말이다. 또한 애급옥오(愛及屋烏)란 말이 있다.

남을 사랑하면 그 집의 지붕에 있는 까마귀까지도 사랑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이야기이다. 사람의 본성이 살아있는 한 모든 사물은 사랑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모든 생물이 이 땅 위에서 완전히 존재하지 않게 됐다 하더라도 자비심은 그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존속해 있기 때문이다.

석가모니가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건강을 잃고 친구를 잃고 명예를 잃는다는 것은 그 어떤 것이나 다 커다란 손실이다. 그러나 사람으로서 자비심을 잃는다는 것은 무엇보다 가장 큰 손실’이라고 했다.

작금에 들어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최고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가 사건 심리를 위한 재판관 정족수 7인을 채우지 못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는데 대해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국회 추천 몫인 헌법재판관 3명의 선출을 둘러싸고 여야 간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회 표결이 미뤄진 탓이다.

유남석 신임 헌재 소장은 “하루속히 헌재가 본연의 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국회 표결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헌법재판관이 퇴임을 앞두고 있으면 청문 절차 등을 위해 최소한 퇴임 1개월 전 후임자를 지명 또는 선출하는 것이 관례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8월 말 김기영 후보자를 추천했고, 바른미래당은 지난달 3일 이영진 후보자를,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10일 이종석 후보자를 추천했다.

국회는 지난달 3명의 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실시했지만 본회의에 선출안을 상정하지 못했다. 청문회 과정에서 민주당이 추천한 김 후보자는 자녀 초등학교 배정을 위한 위장전입 사실을 인정했고, 한국당이 추천한 이 후보자도 주택청약예금 가입 목적으로 위장 전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되는 후보자들의 이런 문제를 사전에 검증하지 못한 정당들이 반성은커녕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으니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헌재는 헌법 가치의 최후 수호자로 위헌법률 심판·탄핵 심판·헌법소원 심판 등의 중요한 사법적 기능을 수행하는 헌법기관이다. 헌재의 결정은 국가 운영이나 국민의 기본권 및 삶과 직결된다.

단 하루의 공백이 생겨서도 안 되는 헌법기관이 장기 공백 사태에 처한 것은 국회의 명백한 직무유기라 생각되며 여야는 하루속히 헌법재판관 후보 인준 안을 처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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