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매사 이익에 사로잡혀 분수를 넘어선 안 돼
시청앞/ 매사 이익에 사로잡혀 분수를 넘어선 안 돼
  • 시정일보
  • 승인 2018.10.1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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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寵利(총리)는 毋居人前(무거인전)하고 德業(덕업)은 毋落人後(무락인후)하며 受享(수향)은 毋踰分外(무유분외)하고 修爲(수위)는 毋減分中(무감분중)하라.

이 말은 ‘은총과 이익에는 남의 앞에 서지 말고 덕행과 사업은 남의 뒤에 처지지 말라. 받아서 누릴 일에는 분수를 넘지 말고 자기를 닦아서 행할 일에는 분수를 줄이지 말라’는 의미이다.

이익만큼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무기는 달리 없을 것이다. 아주 작은 이익에서부터 큰 이익에 이르기까지 아무튼 이익과 연관지어졌다면 그것이 무슨 일이든간에 벌떼처럼 모여드는 게 인간의 속성이다. 拔一毛利天下不爲他(발일모이천하불위타)란 말이 있다. 털 하나를 뽑는 것처럼 작은 일로써 천하를 이롭게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다는 말로 다만 자기의 이익에만 사로잡혀 다른 사람의 일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어떤 활동이라도 그것이 개인의 이익에 근거를 두지 않는 한 그 기반은 견고하지 못하다고 톨스토이는 말하고 있다. 심지어 그것이야말로 보편적인 철학상의 진리라고까지 얘기하고 있다. 나에게 다가올 수 있는 은총과 이익에 남보다 앞서지 말자는 이야기에 어떤 사람은 말도 안 되는 바보소리라고 반박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 그대야말로 다시 한 번 생각해 본 다음에도 바보소리라고 외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삶을 그만두는 게 좋다. 모든 은총과 이익을 남보다 뒤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그대는 그만한 부를 축적하고 있는 셈이 된다. 그대보다 앞서서 이익을 취한 사람의 결과를 그대는 바로 뒤에 서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을 보기 전에 거기 숨겨진 화를 볼 줄 아는 눈을 가지라.

작금에 들어 국정감사를 보면 기대 이하라고밖에 볼 수 없다. 여야가 정쟁과 공방으로 상임위가 제대로 열리지 않는 파행이 이어지는가 하면 자극적인 소품을 동원하는 등 한탕주의 보여주기식 행태도 만연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법사위로 의사진행발언 공방만 하다 야당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며 실제 국감 질의는 사흘내내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교육위도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증인 선서 문제로 정회가 반복됐는가 하면 상임위 곳곳에서 고성과 정회가 이어지는 등 제대로 진행되는 상임위를 손에 꼽을 정도였다. 유명 인사를 불러 놓고 호통만 치는가 하면, 심지어 고양이를 국감장에 등장시켜 동물 학대 논란만 야기하기도 했다.

여야가 파행과 정쟁을 일삼고도 그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는 내로남불로 일관하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여야는 국민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냉정하게 돌아보고 1년에 단 한 번 20일이라는 짧은 기간 열리는 국감이 진정 국민의 대표로서 제대로 된 국감이 될 수 있도록 심기일전해 매사 이익에 사로잡혀 분수를 넘어선 안된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