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새전기
서초구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새전기
  • 정응호
  • 승인 2018.11.29 16:12
  • 댓글 0

27일 주민공청회...조은희 구청장 "감염병병원 건립은 주민 뜻 따를 것"
주민들 안전 우려 질문 쏟아져..."감염병센터보다 건물독립된 감염병병원이 더 안전"
27일, 서초구 양재동 서초문화예술회관서 열린 ‘국립중앙의료원 및 중앙감염병병원 서초구 이전 관련 주민 공청회’서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7일, 서초구 양재동 서초문화예술회관서 열린 ‘국립중앙의료원 및 중앙감염병병원 서초구 이전 관련 주민 공청회’서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시정일보] 감염병센터에서 감염병병원으로 계획이 변경되면서 지지부진하던 국립중앙의료원 서초구 원지동 이전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다.

서초구(구청장 조은희)는 지난 27일 서초문화예술회관에서 복지부, 국립의료원, 서울시관계자을 비롯 주민 600여명이 참석한 '국립중앙의료원 및 중앙감염병병원 이전 주민공청회'를 개최했다.

이자리에서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서초구는 국민 안전과 건강 확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부정책과 함께한다”며 “그동안 복지부가 당초 서울시와 MOU 체결시 들어오기로 했던 감염병센터를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중앙감염병병원으로 확대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초구와 소통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어 서운하고 불안했다”고 밝히면서, “지난 9일,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께서 저를 방문한 자리에서 병원 내 위치한 ‘감염병센터’보다는 별도의 독립된 ‘중앙감염병병원’을 건립하는 것이 오히려 일반 환자들과의 접촉을 차단할 수 있는 등 안전하다는 말에 공감대를 넓히게 되었지만, 모든 것은 소통의 부족으로 오해가 생긴다. 앞으로 보건복지부, 서울시, 서초구가 함께 주민의견 수렴을 하면 이해의 폭이 넓혀지고, 좋은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주민이 안전성을 우려하면 그것을 자세히 설명하면 된다. 모든 것은 주민 뜻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서초구가 중앙감염병병원 건립을 반대한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조 구청장이 직접 나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조 구청장의 발언은 민간이 기피하는 응급, 중증외상, 재난의료, 감염병관리 등에 대해 국가가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정부정책엔 적극 동참하나, 당초 2014년 MOU 체결 내용과는 달리 메르스 사태 이후 국립중앙의료원 내 ‘감염병센터’에서 국립중앙의료원 1/3 규모의 독립건물인 ‘감염병전문병원’으로 변경 신축하고, 보건복지부, 국립중앙의료원이 묘지공원을 병원부지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도시계획절차 인가권자인 서초구와 사전 소통이 없이 진행한 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또, 국립중앙의료원의 원만한 이전을 위해서는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주민들에게 공청회 등을 조속히 열어 안전하다는 것을 이해시키려는 적극적 소통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메시지라는 게 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날 공청회는 국립중앙의료원이 들어서게 될 지역구 국회의원인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과 서초구가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보건복지부 김기남 질병정책과장, 국립중앙의료원 고임석 기획조정실장, 서울시 나백주 시민건강국장, 주민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오후 3시부터 2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공청회는 서초구보건소 의료지원과장이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사업 이전 경과보고’에 이어 국립중앙의료원 고임석 기획조정실장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사업 추진현황 △중앙감염병병원 건립계획 △감염병전문병원 해외사례 등을 설명했다.

특히 고임석 기획조정실장은 “중앙감염병병원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어 주민들이 오해하신 것 같다” 며 “중앙감염병병원은 시설이나 규모가 확대될 뿐 기능이나 역할은 동일하며, 오히려 별도 건물로 조성돼 감염병센터보다 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내곡동 주민 김 아무개씨는 “서울시에서 예전 추모공원 설립에 대한 주민보상책을 이행하지 않은 시점에 중앙감염병원을 별도 설치한다고 하니 주민들의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양재1동 김 아무개씨는 “지금 제가 참석한 이유는 메르스에 겪었던 가족이다” 며 “당시 격리된 서울시 건물도 허름했다. 좋은 시설이 들어서는 게 좋은 것이지 낙후된 시설이 있는 건 아니다. 기피시설이라고 해서 다 기피시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곡동 임 아무개씨는 “내곡동엔 많은 시설이 들어와 있다. 화장장 들어오는 조건으로 종상향 해준다는 약속 지키고, 국립의료원은 다른 데로 보내지 말라. 소통하자”라고 말했다. 내곡동 이 아무개씨는 “설명을 잘 들었다. 병원 안전에 대한 청사진 감사하다. 그러나 감염병 환자에 대한 청사진만 있고, 지역주민들을 위한 왕래 교통대책 등 감염병으로 인한 주민안전 대책이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 설명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내곡동 김 아무개씨는 “감염병원이고 의료원이고 들어오는 건 계획적으로 될 수 있지만 현재 추모공원 들어와서 양재IC가 교통이 30~40분 걸릴 정도로 불편한데 무조건 들어온다면 어떻게 사람들이 생활할지 차량이 소통될 수 있도록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성중 국회의원이 토론을 주재한 가운데 진행된 공청회는 참석 주민들이 안전에 대한 우려와 주변 인프라 등 의견이 있었으며, 이에 복지부와 서울시 관계자들이 나서 답변했다.

구 보건소 관계자는 “당초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보건복지부에서 ‘감염병센터’를 ‘감염병전문병원’으로 변경 추진하는 용역을 충남대학교를 통해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를 서초구와는 전혀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인터넷(Google)을 통해 알았을 정도로 구와 사전 소통이 없었음은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원래 감염병센터는 70병상 규모로 의료원 내 건물에 1개 층 전체를 활용해 운영하려던 당초 계획에서 메르스 사태 이후 신종 감염병 및 고위험 감염병 등에 대한 전문 치료병원 지정‧육성 필요에 따라 100병상 규모의 독립 건물인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추진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당초 주민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중앙감염병병원으로의 변경 추진에 따른 차이점 등을 사전에 지역 주민들에게 소상히 알렸어야 했으며, 향후 보건복지부에서 별도의 공청회 등을 열어 주민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할 것이며, 이에 대해 서초구도 적극적으로 행정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의 ‘국립중앙의료원 현대화 사업’은 총 6444억원을 들여 다음 달 설계공모를 시작으로 2020년 첫 삽을 떠 2023년에 개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의료원은 당초 67,126㎡(20,306평)의 부지면적에 720병상의 병원을 건립하고, 자체 건물 내에 격리병동 70병상을 두고 감염병센터를 운영하려 했으나, 신종 감염병 유행 확산 대비 신속 진단, 환자 증가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감염병 전용 격리시설 등 감염병 전문 치료체계 구축을 위해 27,857㎡(8,427평)의 별도 부지를 매입, 중앙감염병병원을 100병상으로 확대하는 등 기능을 강화하는 측면으로 국립중앙의료원과 별도의 중앙감염병병원을 건립, 운영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