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커스 / 외양간을 고칩시다
토커스 / 외양간을 고칩시다
  • 시정일보
  • 승인 2018.12.2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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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훈 강북소방서 서장

[시정일보]아침 출근길, 하루가 다르게 차가워지는 날씨와 몇 잎 안 남은 가로수를 보면서 가을이 물러가고 겨울이 부쩍 다가와 있음을 느낀다. 도로를 구르는 낙엽을 보며 초겨울의 정취를 느끼기보다는 올겨울도 큰 화재 없이 무사히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 먼저 드는 것은 아무래도 직업이 소방관인 탓이리라.

굳이 화재 발생 통계를 들먹이지 않아도 여름보다 겨울에 불이 많이 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일 것이다. 그렇다면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도 이 시기에 집중된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라에서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하고 매년 전국적으로 불조심 캠페인을 실시하며 안전교육과 소방점검에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재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여전히 개개인의 부주의 때문이다. 소방청 통계에 의하면 화재의 53%가 부주의 때문에 발생하고, 이어서 전기 21%, 기계 10% 순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가 주택이고(전체 화재 장소의 27%), 인명피해 역시 주택에서 가장 많이 발생(인명피해의 49.7%) 한다는 사실이다. 즉 개인의 부주의로 집에서 불이 나고,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전형적인 화재 피해 패턴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지만 이런 패턴이 수십 년간 계속 반복되는 것은, 소를 잃어버리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는 불 안 난다”는 생각은 두말할 필요 없이 어리석은 생각이고, 불이 난 뒤에는 피해를 회복하기 어렵다. 특히 인명피해는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 그러므로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쳐야 하며, 혹시 소를 잃어버렸더라도 외양간을 튼튼히 고쳐서 다시는 같은 재난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양간을 고치는 그 첫걸음이 바로 집집마다 소방시설을 갖추는 것이다. 주택에 설치하는 소방시설은 불이 났음을 알려주는 화재감지기(정식 명칭은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로 구성된다. 소방시설법에는 모든 주택에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소방시설 설치율은 서울 37%, 전국적으로는 41%에 불과하다.

불이 났을 때 골든타임은 5분이다. 대부분의 경우 5분이 넘으면 건물 전체가 불길에 휩싸여서 일반인은 대처가 불가능해진다. 이 5분 이내에 화재를 발견해서 119에 신고하고 소화기로 불을 꺼야만이 피해를 최소로 줄일 수 있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이것을 가능하게 한다.

아침저녁 뉴스에서 화재 소식이 많아지는 시기이다. 화재를 남의 이야기로만 생각하면 언제고 피해를 당할 수 있다. 소방시설 전문판매점뿐만 아니라 주변의 대형마트에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소화기와 화재감지기를 구입할 수 있고 온라인에서 구매 가능하니 나와 가족의 안전을 위해 주택용 소방시설을 갖추어 주실 것을 당부한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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