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술년 서울시정을 돌아보며
기자수첩/ 무술년 서울시정을 돌아보며
  • 문명혜
  • 승인 2018.12.27 14:19
  • 댓글 0

문명혜 기자 myong5114@daum.net
문명혜 기자

 

[시정일보] 며칠 후면 다사다난했던 무술년 한 해가 저물고, 서울시는 매년 이맘때 한해 동안 펼쳤던 사업 중 시민이 선정한 10대 뉴스와 서울시 출입기자단이 선정한 10대 뉴스를 발표한다.

올해 시민들에게 가장 인기를 끌었던 사업은 작년에 이어 공공자전거 ‘따릉이’가 뽑혔고, 2등은 미세먼지 저감대책, 3등은 중중장애인 지원이 선정됐다.

서울시 출입기자들의 생각은 어땠을까. 소상공인들의 결제수수료 부담을 덜어주는 ‘제로페이 서울’을 최고로 쳤고, 박원순 시장이 기록적 무더위에 강북구 삼양동에서 서민들과 함께 호흡했던 ‘옥탑방 한달살이’와 ‘플라스틱 없는 서울’이 공동 2위를 차지했는데, 기자는 주저없이 옥탑방 한달살이에 한표 행사했음을 고백한다.

기자 입장에서 올 한해 서울시정을 돌아보면 6월 지방선거 결과 초유의 3선 시장이 선출된 것과 강남북 균형발전을 목표로 건 박원순 시장의 삼양동 한달살이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연일 체온을 넘나드는 무더위. 에어컨 없는 옥탑방에서 부인 강난희 여사와 부채로 더위를 쫓던 모습, 전통시장을 돌며 장을 보고 주민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던 모습은 ‘정치쇼’라는 일부 비판여론과는 별개로 깊은 인상을 받았다.

2018년은 박시장에게 특별히 다사다난했던 해로 기억될 것이다.

3선 성공의 기쁨과 ‘강북순행’으로 민심을 얻었지만 권위있는 상을 받으러 간 싱가폴에서 무심코 던진 ‘용산ㆍ여의도 통개발’ 발언과 강북한달살이 역시 부동산 상승 요인으로 비난받는 처지가 된 것이다.

현장시장실의 부작용을 뼈저리게 겪은 박 시장은 올 겨울에 꾸리려고 마음먹었던 ‘금천구 한달살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박 시장이 금천구 달동네에서 연탄을 때가며 한달살이를 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자 “금천구에 빨리 집 사야겠다”는 웃지못할 상황이 펼쳐졌고, 박 시장은 부득이 무기한 연기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기자는 금천구 한달살이 패싱소식에 내심 실망했고, 여론과 서울시정의 함수관계를 절감하는 계기도 됐다.

비지땀을 흘려가며 따 놓은 점수를 잃은 박 시장의 반전카드는 무엇일까. 다가오는 신년엔 박원순 시장의 구상대로 흔들림없이 소신껏 행정을 펼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