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후진국형 인재 언제까지 봐야 하나
사설/ 후진국형 인재 언제까지 봐야 하나
  • 시정일보
  • 승인 2018.12.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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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수능을 마치고 현장체험학습을 위해 강원 강릉의 한 펜션에 투숙했던 고교생 10명이 일산화탄소 가스 중독 상태로 발견돼 이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중태에 빠지는 참변을 당한 안타까운 일이 또 일어났다.

펜션 건물 발코니 보일러실에 놓인 가스보일러와 배기구를 연결하는 1.5m짜리 연통이 제대로 연결돼 있지 않아 일어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발견 당시 현장의 일산화탄소 농도가 정상 수치보다 8배나 높았으나 이 사고를 막을 수도 있었던 2만원도 채 안 되는 가스경보기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후진국형 안전사고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러한 후진국형 인재를 봐야 하나 탄식이 나올 뿐이다.

최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근로자 사망을 비롯 강릉 KTX 탈선, 경기 고양 열수관 파열, KT 통신구 화재, 유치원 건물 붕괴, 저유소 폭발 등 속출하는 사고들을 보면서 세월호란 대형참사를 거치면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외쳤지만 안전불감증이란 고질병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고가 날 때마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면피성 대책으로 전수조사나 안전기준을 강화한다고 야단법석을 떨지만 그때뿐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식이다. 이렇듯 안전한 대한민국은 말이나 구호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분석으로 제대로 된 매뉴얼을 만들어 그 기본을 충실히 지키는데 있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싶다.

특히 이번 사고처럼 농어촌 민박은 농림식품부의 일이나 등록이나 감독 업무가 지자체로 위임되면서 실제 단속은 느슨해 불법 증축이나 미신고 영업, 무단 용도변경 등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 합동 부패예방감시단이 지난 4월 말 전국 농어촌 민박사업장 2만1701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4곳 가운데 하나 꼴로 건축물 연면적 초과 등 위반 사항이 드러나 형사고발 및 행정처분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금에 이런 농어촌 민박은 소방시설이나 가스경보기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지 않은데 실제로 다중이용시설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으로 이런 민박은 소방시설과 함께 가스경보기 설치 등을 반드시 의무화해야 할 것이다.

차제에 휴양지 숙박 시설 등의 안전 관리에 빈틈은 없는지 정부와 지자체가 전면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최근 여가시간이 늘어나고 캠핑 등 휴양 문화가 확산되면서 펜션이나 캠프장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시설물 운영자들의 안전 의식은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언제든지 설마 하는 안전 불감증이 고귀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 더 이상 후진국형 인재가 나오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