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제대로 실천해야
기자수첩/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제대로 실천해야
  • 정칠석
  • 승인 2019.01.0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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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칠석 기자 chsch7@hanmail.net

 

[시정일보]국회의원이 김포공항에서 탑승수속을 밟던 중 여권케이스에 들어있는 신분증을 꺼내 제시해달라는 보안 직원의 요청을 거부했다. 직원이 재차 요청하자 “매뉴얼을 가져오라. 책임자가 누구냐”며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이 사건의 국회의원은 한국공항공사를 감독하는 국회 교통위원회 소속으로 보안 직원에게 호통치고 직원이 보는 앞에서 보좌관을 시켜 공항공사 사장에게 전화하라고 한 것은 특권의식의 발로가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 공항은 세계 각국의 보안 규정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공항공사 ‘항공기표준운영절차’규정에는 “두 손으로 탑승권과 신분증을 받고 육안으로 일치 여부를 확인하되 위조 여부 등도 확인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처럼 보안 근무 직원이 매뉴얼대로 공무를 수행했는데도 불구하고 끝내 신분증을 꺼내지 않고 고압적 자세로 일관했다는 것은 선량이기에 앞서 국민위에 군림하겠다는 처사가 아닌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비행기 탑승 시 신분증 제시는 어느 국가 등 상식이다. 물론 뒤늦게 사과는 했지만 등 떠밀려하는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며 이는 분명 특권의식에 의한 갑질로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순리이다. 사건의 의원은 지난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으로 국회에 등원한 지 고작 반년밖에 안 된 국회의원의 특권의식이 이 정도라는 데 대해 우리는 탄식이 절로 나올 따름이다. 국회의원의 이런 부적절한 처신에 의한 갑질 논란은 정치인에 대한 신뢰결여를 넘어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의 당위성을 다시 한 번 입증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②항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돼 있다. 결국 국회의원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며, 국회의원은 권력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이다. 이번처럼 국회의원이란 신분을 특권으로 생각하고 남용하는 처사는 그를 선출해 준 국민들에 대한 배신이자 모독이나 다름없다. 차제에 정치권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회의원 본인이나 보좌진 갑질 행태를 명명백백히 밝혀 국민에게 알림은 물론 면책특권과 불체포 특권을 비롯 민방위·예비군 열외, KTX 무료이용, 해외여행 시 항공권 1등 좌석과, VIP룸·전용 주차장 이용 등 200여 가지에 달하는 특권을 대대적으로 손질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