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남성 기부자, 200만원 돈뭉치 전달하고 사라져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성동구(구청장 정원오) 금호1가동에 ‘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나 기해년 황금돼지해를 맞아 큰 선물을 안겨줬다.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 연말, 금호1가동 주민센터(동장 이병운)에 30~4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찾아와 이웃돕기를 하고 싶다며 복지담당자를 만나게 해 줄 것을 요청했다.
건장한 체격에 다소 과묵해 보이던 이 남성은 “평소 지역의 어려운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 돕고 싶은 마음에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며, 들고 온 검정색 가방에서 1만원권 지폐로 200만원을 꺼내 담당자에게 건넸다.
성금을 전달 받은 담당자가 어디에 사시는 누구신지 궁금해 하자 이 남성은 “신원이 밝혀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반드시 익명을 지켜줄 것”을 신신당부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몇몇 방문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하고 주민센터 관계자들의 얼굴이 상기되자 남성은 “나는 이 지역 주민이고, 나중에 돈 벌어서 꼭 다시 오겠다”는 짧은 마지막 말을 남기고 서둘러 주민센터를 빠져나갔다.
자신의 이름도 밝히지 않고 남을 돕는 일에 선뜻 나선 ‘얼굴 없는 천사’의 이 같은 선행은 누구보다 춥고 긴 겨울을 견뎌야 하는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감동을 전해줄 전망이다.
이병운 동장은 “우리 지역 ‘얼굴 없는 천사’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고 전달받은 성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값지게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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