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세금을 허투루 사용해선 결코 안 돼
시청앞/ 세금을 허투루 사용해선 결코 안 돼
  • 시정일보
  • 승인 2019.01.2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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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孟獻子曰(맹헌자왈) 畜馬乘(축마승)은 不察於鷄豚(불찰어계돈)하며 伐氷之家(벌빙지가)는 不畜牛羊(불축우양)하며 百乘之家(백승지가)는 不畜聚斂之臣(불축취렴지신)하니 與其有聚斂之臣(여기유취렴지신)이언정 寧有盜臣(녕유도신)이라.

이 말은 大學(대학)에 나오는 말로써 ‘맹헌자가 말하기를 수레에 매는 마필을 기를 정도의 집안이라면 닭이나 돼지를 키워 이익을 얻으려는 일을 넘보지 않으며 얼음을 베어다 쓸 수 있는 정도의 집안이라면 소나 양을 키워 이익을 얻으려는 일은 넘보지 않으며 네 필 말이 끄는 마차 백 대를 동원할 수 있는 정도의 집안이라면 백성의 재물을 무자비하게 긁어모으는 신하를 두지 않는 법이니 백성의 재물을 무자비하게 긁어모으는 신하를 두느니 차라리 도둑질하는 신하를 두겠다’라고 한 의미이다.

맹헌자는 노나라의 대부이다. 현명한 자 앞에서 자신을 낮추고 유능한 자를 예로써 대해 천하의 인재가 그의 곁에 모였고 노나라의 국정에 참여해 덕치를 폈다고 한다. 서민들의 생업을 침범하지 않으므로 그들의 이익을 넘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시 대부에게는 일정한 구역의 영토가 주어져 세금을 받고 신하를 둘 수 있었다. 취렴지신은 백성의 재물을 무자비하게 긁어모으는 신하를 말하는데 맹헌자는 대부로서 자기 재량으로 신하를 둘 수 있다 한들 백성의 재물을 빼앗는 신하는 두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다. 즉 맹헌자는 차라리 자기 자신의 재산을 도둑질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백성이 억울하게 재물을 빼앗기는 일은 절대 없게 하겠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다.

작금에 들어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려고 편성한 일자리 안정자금이 마구잡이로 집행되고 있다는 고발이 나왔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한계상황에 내몰린 영세 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일자리 안정자금 3조원의 실적을 늘리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는 것이다. 안정자금을 더 많이 사용하기 위해 싫다는 사람들에게까지 억지로 지급해 반발을 사거나 심지어 미신청 업체에 일단 지원한 뒤 우편으로 알리는 등 요지경도 넘어 나랏돈을 허공에 뿌려대는 수준이었다고 하는 주장이다. 정부는 일자리 안정자금 집행 과정을 철저히 조사해 예산 낭비와 불·탈법 여부를 철저히 가려야 할 것이다. 정부 예산 집행을 담당하는 최일선에서 폭로된 실상은 납세자는 물론 수혜자들까지 분노케 할 정도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중차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국민의 혈세를 내 주머니의 돈처럼 알뜰하게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공직자의 도리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