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 고려 않은 근무평가기준은 ‘차별’
임신·출산 고려 않은 근무평가기준은 ‘차별’
  • 이승열
  • 승인 2019.02.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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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해당지역 교육감에 계약제교원 운영지침 개정 등 권고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기간제교원 근무활동 평가 시 임신 또는 출산휴가 등 임산부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평가기준을 적용한 것은 차별이라고 판단하고 해당 지역 교육감과 학교장에게 시정을 권고했다.

기간제교원인 피해자는 2018년 1월 출산휴가 중에 학교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다. 이에 피해자의 아버지가 임신·출산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학교장은 해당지역 교육청의 <계약제교원 운영지침>에 따라 기간제교원의 근무활동을 평가해 능력 있고 실적이 우수한 경우 계약기간을 연장하는데, 피해자는 2017년 근무활동 평가 결과가 저조해 계약이 만료된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이 같은 조치가 피해자에 대한 간접차별에 해당한다고 봤다. 우선 근무활동평가 대상기간에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출산휴가 기간이 포함돼 있어, 출산휴가를 사용한 기간제교원이 업무능력이 매우 탁월하지 않은 이상 업무공백을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업무강도가 높은 업무영역 혹은 이전 업무보다 강도가 높은 새 업무를 받게 될 경우 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야간근로 등 초과근무가 필요한 경우가 많으나, 임신 중에는 태아 안전을 위해 야간근로를 자제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특히 임신, 출산휴가 사용으로 평가 결과가 좋지 않은 기간제교원의 경우, 당해 학교와의 계약 연장여부뿐 아니라 출산휴가 사용 이후 다른 학교 기간제교원으로 채용되는 데에도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임신, 출산휴가가 포함된 기간에 대한 근무활동 평가 시 임신하지 아니한 사람이나 기간, 출산휴가 미사용자와 동일한 기준 및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임신, 출산휴가 사용 기간제교원에게 현저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므로, 이는 임신·출산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