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살아서 영웅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가길
사설/ 살아서 영웅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가길
  • 시정일보
  • 승인 2019.02.1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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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설날 연휴에 순직한 사건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그는 음지에서 우리 사회를 떠받쳐 온 소금 같은 존재였다. 응급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선진국형 체계를 만드는 게 꿈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척박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기고에서 “지금 앞 다투어 발표하는 그 결연한 계획들의 10%라도 몇 달 전에 집행해줬으면 그가 살아 있을 것”이라고 쓴 대목은 가슴을 저미게 한다.

생각하면 우리사회는 살아있는 영웅을 만들지 못하고 죽어서 영웅이 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센터장의 죽음의 아픔도 가시기 전, 여의도 의사당에서는 반역사적이고 자기파괴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8일 자유한국당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의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 5.18민주화운동을 모독하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이 의원은 “광주폭동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민주화운동이 됐다”며 “다시 뒤집을 때”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순례의원은 “좀 방심한 사이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했고 발표자인 지만원 박사는 “전두환은 영웅”이라고 지칭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은 신군부의 쿠데타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희생이었다. 비상계엄 전국 확대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을 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유혈사태가 촉발돼 무장투쟁으로 확대됐다. 군사정권에 의해 폭동, 폭도로 매도당했지만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진상조사가 이뤄져 1997년 5월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이런 5.18민주화운동을 근거 없이 폭동으로 매도하는 것은 우리사회가 피땀 흘려 이룬 자유민주주의마저 부인하는 처사다. 더구나 전두환 노태우 등 신군부 주도세력이 반란죄 등으로 단죄 받은 건 한국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이 여당이었던 김영삼 정부시절이었다.

도대체 국회는 언제까지 이러한 모순의 대열에서 벗어날지 안타까울 뿐이다. 광화문 광장은 한마디로 아수라장이다. 마이크의 고성은 지나는 사람은 물론, 인근 건물에 근무환경을 망가뜨리고 있다. 수많은 유투브와 가짜 뉴스는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국회와 정부는 하루속히 이러한 무질서에서 벗어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수많은 가짜 뉴스를 발본색원 하는 일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일부에서 알권리의 침해라고 주장을 한다. 이 또한 불온한 세력의 표현으로 간주되어 처벌이 되어야 한다.

하루속히 우리 사회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기가치에 의해 삶을 살다, 설날 순직한 윤 센터장 같은 사람이 죽어서 영웅이 되지 않고 살아서 영웅이 되는 사회로 나가야 한다. 민주주의의 가치를 말살한 일부 의원들이 다시는 이 사회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자유한국당은 중징계로 가치실현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