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습관된 행동이 만든다
기적, 습관된 행동이 만든다
  • 김수영 양천구청장
  • 승인 2019.03.0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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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장칼럼/ 김수영 양천구청장
김수영 양천구청장
김수영 양천구청장

[시정일보] 2017년 12월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해지는 기억 하나가 떠오른다. 구청을 방문했던 50대 주민이 가슴이 답답해짐을 호소하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의식을 잃고 심정지로 쓰러졌다. 갑자기 벌어진 일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주변에 있던 주민 2명이 신속하게 나서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응급처치는 119 구급대가 도착해 환자를 이송하기까지 10여분간 이어졌다. 모든 이들이 숨 죽였던 그 10분은 흡사 10시간과도 같았을 것이다. 쓰러진 주민은 다행히 이송되기 직전 의식을 되찾았고,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다 며칠 후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으며 가슴을 쓸어내렸던 기억이 난다.

이런 사고는 어쩌다 뉴스에서나 볼 수 있는 드문 일이었을까?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간 급성심정지 사고 발생건수는 2017년에 이미 3만건에 달했다. 하루 평균 80명 이상이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쓰러지고 있을만큼 우리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일인 것이다. 더욱이 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 인구특성을 감안하면 그 숫자는 해마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급성심정지 및 호흡곤란 환자의 골든타임은 일반적으로 4~6분 내외다. 이 골든타임 내에 신속한 응급처치가 취해진다면 90%까지 생존률이 높아지지만, 현실적으로 그 시간 안에 119 구급대가 도착하거나 전문 의료기관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기란 불가능하다.

더욱이 전체 급성심정지 사고의 절반 이상이 집 안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그럴 때 생존율은 6%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누구나 이런 응급상황 발생 시 주저없이 심폐소생술에 나서야만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 일반인에 의해 이루어지는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20% 미만에 불과하여 스웨덴(55%), 미국(40%), 일본(36%) 등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일반인에 의한 심폐소생술 시행률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선뜻 행동으로 먼저 나설 만큼 습관화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누구나 응급상황 목격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은 형성되었다는 것이지만, 비단 공감에 그쳐선 안된다. 심폐소생술을 비롯한 자동제세동기 사용법 등 응급상황 시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교육을 민·관·학 구별없이 상시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야만 한다.

양천구는 2016년 생활안전체험교육관을 개관해 심폐소생술을 비롯해 화재진압, 연기피난 등 가상 재난체험과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 실습위주의 체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여성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2017년엔 호신술 교육을 신설하고, 올해부터는 유아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급성심정지 사고를 대비한 유아심폐소생술 실습이 추가된 심화반도 운영한다.

개관 이후 주부, 교사, 공무원, 어린이집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교육 신청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600회 이상의 교육이 실시되었고 3만5000여명이 교육을 수료했다. 그 중 2회 이상 중복이수자도 700명을 넘어선다. 교육 참가자의 96%가 만족감을 느끼고 지속적인 교육 참가를 결심할 만큼 양천구 생활안전체험교육관은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기적을 만드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안전은 어느 한 사람의 뛰어남이 아니라 대다수 사람들의 습관이 되었을 때 더욱 굳건해진다. 생활 속에서 대처 자세를 익히고 습관화하여 위기상황 발생 시 주저없이 행동으로 나섰을 때 큰 피해를 막고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다.

또한 심폐소생술 등 신속한 응급처치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만 할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안전사고 대처훈련 강화를 의무화하고 학교와 공공기관을 비롯한 일반기업에도 상시적인 교육시설 및 여건이 조성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1초 앞선 행동이 나와 내 가족, 이웃의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기적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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