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자신의 처지와 분수에 따라 행동할 줄 알아야
시청앞/ 자신의 처지와 분수에 따라 행동할 줄 알아야
  • 시정일보
  • 승인 2019.04.0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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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君子素其位而行(군자소기위이행)하며 不願乎其外(불원호기외)니라. 素富貴(소부귀)하얀 行乎富貴(행호부귀)하며 素貧賤(소빈천)하얀 行乎貧賤(행호빈천)하며 素夷狄(소이적)하얀 行乎夷狄(행호이적)하며 素患難(소환난)하얀 行乎患難(행호환난)하니 君子無入而不自得焉(군자무입이불자득언)이라.

이 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서 ‘군자는 자신이 처한 처지와 분수에 따라 처신하고 행동하며 그 외의 것은 바라지 않는다. 부귀에 처해서는 부귀한 처지에 마땅한 처신을 하고 빈천에 처해서는 빈천한 처지에 마땅한 처신을 하고 이적의 입장에 처해서는 이적의 입장에 마땅한 처신을 하고 환난의 지경에 처해서는 환난의 지경에 마땅한 처신을 하니 군자는 어떤 처지이든 그 처지에 들어가 스스로 바른길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없다’는 의미이다.

이는 결국 安分知足(안분지족)을 말한 것이다. 분수를 지키고 만족할 줄 아는 것은 가장 편안하고 이상적인 인생태도로 지극히 평범한 말이되 최고의 가치를 담고 있다. 또한 이것이 바로 어떤 경우이든 최선의 마땅한 길을 찾아 처신하는 중용의 길이다. 사람들이 서로 다투고 빼앗으며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도 결국 분수를 깨닫지 못하고 만족을 모르는 것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부귀빈천 이적 환난 등 어떤 처지에 있더라도 그에 합당한 바른길을 찾아 행하는 군자의 자득을 말했다. 부귀를 손에 넣고도 만족한 줄 모른 채 끝없이 탐욕을 부리며 요행을 바라서 일확천금을 노리거나 그 외 자신의 처지를 자각하지 않고 허황된 것을 추구하는 것은 자득과는 거리가 먼 것이니 이는 자신을 망치는 일이다. 어떤 처지에 있거나 삶의 본분을 깨달아 그것을 충실히 실현하려 노력하는 군자의 경지를 達觀(달관)이라고 한다.

작금에 들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고위 공직자 재산 등록 현황에 따르면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과 중앙부처 장·차관 86명 가운데 29.1%인 25명이 본인과 배우자 명의의 집을 두 채 이상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46명 중 28.3%인 13명이, 장관은 18명 중 33.3%인 6명이 다주택자였다. 일반 국민 다주택자 비율인 14.3%보다 훨씬 높다. 작금에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이 다주택자들의 투기 수요 때문이라며 이들에게 각종 불이익을 주는 정책을 펴 온 현 정부에서 정작 많은 공직자들이 다주택자로 남아 있는 자체가 이율배반이며 내로남불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고위 공직자들은 이런저런 핑계로 투기에 열을 올리면서 국민들에게는 세금과 대출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누가 이 정부를 믿고 따르겠는가. 정부 정책방향과 어긋나는 고위 공직자들의 이 같은 행태는 국민들로부터 정책 불신을 부르고 정책 추진력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직시, 공직자가 먼저 솔선수범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