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의정칼럼 / 자치와 분권이 강화된 新 지방자치시대를 기대하며
자치의정칼럼 / 자치와 분권이 강화된 新 지방자치시대를 기대하며
  • 신상균 양천구의장
  • 승인 2019.04.0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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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제8대 양천구의회가 출범한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우리 양천구의회는 ‘열린의정, 함께하는 지방자치’를 신조로 삼고, 지역의 발전과 구민의 복리증진이라는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달려왔다. 집행부의 업무보고를 꼼꼼하게 살피고, 행정사무감사와 예산편성 등 숨 가쁘게 달려왔던 시간이 새록새록 기억에 남으면서도 늘 지방의회의 역할 한계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1991년 지방자치제도 부활에 따라 국민주권의 근간이 되는 지방의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시작한지 28년이 지났다. 하지만 오늘날의 지방자치는 아직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불균형한 관계로 온전한 민주주의 기능을 다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대한민국 헌법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 운영에 대한 근거만 명시했을 뿐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도록 한계를 두어 실질적 지방자치를 수행하는데 있어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

이러한 지방자치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문재인 정부는 지방분권형 개헌을 몇 차례 시도하며,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강력한 지방분권 추진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지난달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되었다. 이는 지난 1988년 이후 31년 만의 일로,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아온 지방자치법이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위한 구체적인 내용들을 제도화하면서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지방자치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주민주권 확립을 통해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둘째 자치단체의 자율성을 확대하면서도 이에 상응하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며, 셋째 중앙과 지방의 관계를 협력적 동반자 관계로 전환하는 의지를 담았다. 특히 주민 스스로가 필요한 조례안을 만들어 의회에 제출할 수 있는 주민조례발안제 도입으로 주민주권 구현을 위한 근거를 마련했다.

지방의회의 자율성과 역량도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시·도지사가 갖고 있는 의회사무직원 임용권을 의장에게 부여해 의회사무처 운영의 독립성을 보장했다. 시·군·구의회까지는 적용되지 않아 아쉬운 점이 많지만 지방의회의 독립적 인사권의 필요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선 다행이다. 또한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할 정책지원 전문인력 풀 제도의 도입 근거가 마련됐다. 개인적으론 3선 의원으로 9년 가까운 의정활동을 수행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정책지원에 관한 것이었는데, 적극적인 의정활동과 지방의회 발전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거란 기대가 크다.

결국 지방자치의 가장 큰 근간인 주민 참여권이 확대되고,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방자치실현의 핵심 요소로 지목되는 재정분권의 문제는 여전히 남은 숙제다. 중앙정부는 각종 재정 부담을 지방정부에 전가시켜 지방의 특성을 담은 고유의 사업들을 추진할 수 없었다. 조직과 인사에 대한 자치권 확보도 중요하지만, 더 큰 문제는 재정의 뒷받침이다. 지방세법 등의 개정을 통해 재정분권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후속 조치 역시 서둘러야 할 것이다.

20세기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며 다양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다. 21세기 대한민국은 새로운 민주주의를 보여줘야 할 때이며 그 시작은 자치와 분권이 강화된 새로운 지방자치에 있다고 본다. 지방의회 역시 새로운 지방자치시대에는 스스로 변화와 발전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 더 이상 예속된 정치가 아닌 자율성 확보를 통해 소신 있게 뜻을 펼치는 곳, 바로 민의의 전당인 ‘지방의회’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하루빨리 통과되어 실질적인 지방자치 실현에 더 빨리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 국회는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과감한 선택으로 지방의회와 지방정부가 지역의 주인이 되어 지역발전과 국가발전을 이끌어 가는데 동참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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