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신라 품은 월성, 베일을 벗다
천년 신라 품은 월성, 베일을 벗다
  • 이승열
  • 승인 2019.04.04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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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백제박물관-경주문화재연구소, 첫 공동기획 특별전
4.5~6.2 신라의 왕궁 ‘경주 월성’ 발굴 성과 총망라 소개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한성백제박물관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와의 공동기획 특별전시회 ‘한성에서 만나는 신라 월성’을 이달 5일부터 6월2일까지 개최한다.

5일 3시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신라의 왕궁 ‘경주 월성(月城)’의 유물을 서울에서 만날 수 있다.

신라의 고분과 그곳에서 나온 화려한 유물은 우리에게 꽤 익숙하다. 반면 천년 왕국 신라의 왕들이 거주하며 국가의 중대사를 논의하고 신성한 의례를 치뤘던 왕궁은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다행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의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월성의 실체가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는 파사이사금 22년(101년)에 월성을 쌓고, 그 내부에 왕궁을 만들었다고 한다. 월성(月城)은 성벽과 해자로 둘러싸인 모습이 달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월성 발굴은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은 장기 프로젝트이다. 현재까지 월성을 둘러싼 해자의 시기별 변화, 성벽 축조 과정, 내부 중앙건물지의 성격 등이 밝혀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재까지의 발굴 및 연구 성과를 토대로 월성이 신라 왕궁으로서 자리잡게 되는 과정을 밝히고, 월성에서 이뤄진 다채로운 삶의 흔적을 조명한다.

전시는 총 3부로 이뤄져 있다. 1부에서는 문헌과 유물을 통해 역사와 시간에 따른 월성의 변화 모습을 소개한다. 월성 안팎에서 출토된 ‘의봉4년개토(儀鳳四年皆土)’명 기와는 7세기 통일을 전후해 대규모 정비사업을 벌이며 왕궁의 범위를 확대해 갔음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월성의 방어시설인 성벽과 해자에서 출토된 다량의 유물이 전시되는데,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월성 해자에서 2018년에 출토된 배 모양 목제품과 방패 모양 목제품을 최초 공개한다.

월성 서성벽 인골 곁에서 출토된 토기의 모습.
월성 서성벽 인골 곁에서 출토된 토기의 모습.

 

2부에서는 월성의 다채로운 삶의 흔적을 조명한다. 왕릉의 부장품들이 무덤 주인의 사후 세계를 위한 것이었다면, 월성의 유물에서는 신라인의 생생한 삶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에서는 야생동물이 가축화돼가는 과도기의 모습, 사람이 먹거나 의례용으로 사용한 흔적이 드러나는 식물 씨앗, 익살스러운 모습의 토우, 그리고 신라인이 직접 남긴 생생한 기록인 목간(木簡), 글자가 새겨진 기와·토기편 등의 문자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3부는 월성에서 이뤄진 다양한 의례를 다뤘다. 지신(地神)의 노여움을 달래기 위해 황칠(黃漆)이 담긴 합과 같은 지진구(地鎭具)를 묻어두고, 사람을 제물로 바쳐 월성 공사의 무사함을 기원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월성 내외부에 세워진 왕실 발원 사찰 유물을 통해 불국토(佛國土)를 실현해 신라의 안녕을 염원했던 신라 왕경인의 마음을 살펴볼 수 있다.

한성백제박물관-경주문화재연구소 공동기획 특별전 ‘한성에서 만나는 신라 월성’은 5일부터 6월2일까지 한성백제박물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기간 동안 총 10회에 걸쳐 전시 연계 아카데미 ‘신라 월성 기행’도 진행한다.

전시 및 전시 연계 아카데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성백제박물관 홈페이지(http:// baekjemuseum.seoul.go.kr)를 참고하면 된다.

기타 문의사항은 한성백제박물관(2152-5837)으로 연락하면 된다.

이승열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