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산업 현재와 미래 ‘新 을지유람’
을지로 산업 현재와 미래 ‘新 을지유람’
  • 이승열
  • 승인 2019.04.1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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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3년 만에 시즌2…평일ㆍ토요일 오후3시
방산시장, 청계대림상가, 예술가작업실, 노가리골목 등 탐방

[시정일보 이승열 기자] 지난 2016년 4월 을지로 골목길 투어 ‘을지유람’을 처음 선보였던 중구가 3년 만에 ‘을지유람 2탄’을 내놓는다.

중구(구청장 서양호)는 26일부터 ‘신(新) 을지유람’을 정식 운영한다고 밝혔다. 

기존 을지유람은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공구, 조각, 타일·도기, 철공소 밀집거리 등을 통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을지로가 품고 있는 산업들을 보여주는 투어였다. 반면 신을지유람은 방산시장에서 청계대림상가를 잇는, 을지로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시작되는 신을지유람에서는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총 20개 지점을 둘러보게 된다.

지하철 을지로4가역 6번출구 앞을 출발해, 방산시장 비닐·제지 및 초콜렛·베이킹거리, 성제묘, 염초청터, 향초·디퓨저 DIY상가, 포장인쇄골목, 중앙아파트, 을지로예술가 작업 공간, 청계대림상가(청년상인·메이커스), 조명거리를 지나 을지로3가 노가리호프에서 끝나는 코스다.

신을지유람 코스
신을지유람 코스

신을지유람에서 가장 처음 만나는 방산시장은 ‘종합 포장 인쇄타운’을 표방하는 인쇄 및 포장 전문시장이다. 주요 취급 품목은 각종 포장자재, 장판·벽지, 판촉물, 제판·출력, 종이, 인쇄물, 타올 등이다.

제빵과 관련된 각종 기계와 도구를 취급하는 상점들이 밀집해 있는 베이커리 골목은 방산시장의 명소다. 골목 주변의 상점은 각종 시럽과 견과류, 초콜렛 등 제빵 재료와 베이커리 포장 재료를 판매하고 있다.

방산시장에는 역사적 흔적도 보이는데 서울시 유형문화재 7호로 지정된 성제묘(聖帝廟)가 그것이다. 관우(關羽) 부부 영정을 모신 곳으로, 서울의 옛 성안 동서남북 4곳에 있던 관왕묘(關王廟) 가운데 하나다.

청계천 마전교 건너편 횡단보도 앞에는 염초청 터 표지석이 있다. 염초청은 조선시대 화약을 만들던 관아로 임진왜란 때 설치돼 임오군란까지 존속했다.

1956년 지어진 국내 최초의 아파트인 중앙아파트도 볼 수 있다. 65㎡ 면적에 방 하나, 마루, 부엌, 화장실로 구성돼 있다. 당시 아파트라는 개념이 없었을 때 수세식 화장실과 입식 부엌이 신기해 구경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을지로 산림동 일대는 을지로를 사랑하는 청년 예술가들의 주요 무대다. 중구는 2015년부터 을지로의 낡은 공가를 저렴하게 임대해 예술가들에게 작업실을 지원하고 작가들은 자신들의 재능을 이용해 을지로의 낡고 어두운 이미지들을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9팀이 활동하고 있다.

청계대림상가에도 청년 창업자나 예술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림상가 3층의 호랑이 카페는 투박하게 “호랑이”라고 쓴 금색 간판과 고전적인 나무 입구가 마치 영화 세트장 같은 클래식한 공간이라 여기서 사진만 찍었다 하면 SNS에서 주목받게 된다.

2017년 5월부터 세운상가 보행데크를 따라 조성된 세운메이커스큐브는 다시세운 프로젝트의 핵심적인 공간으로 세운상가를 비롯해 청계대림상가 2~3층 보행데크에 마련된 공간이다. 세운상가 일대와 도심 창의제조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스타트업과 메이커들이 입주해 있다.

신을지유람의 종착점은 너무나 유명한 을지로 노가리호프 골목이다. 2시간 동안의 투어를 끝내고 마시는 생맥주 한잔과 노가리 한 마리는 이런저런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신을지유람 또는 기존 을지유람을 보고 싶다면 구청 도심산업과(3396-5585~6)나 구 누리집에서 사전 신청하면 된다. 평일과 토요일 오후 3시에 운영하며 4명 이상이면 해설사가 배정된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희망하는 날로부터 최소 2일 전에 신청하면 진행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