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시아나 매각이 주는 교훈
사설/ 아시아나 매각이 주는 교훈
  • 시정일보
  • 승인 2019.04.1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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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금호아시아나그룹이 15일 그룹 핵심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자회사들과 함께 통매각된다. 아시아나 항공과 자회사의 새 주인이 결정되면 국내 항공산업은 물론 재계지형에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이 된다.

이 같은 사항은 아시아나항공이 겪고 있는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최후 수단으로 내린 결정이다. 그룹은 앞서 지난 10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박삼구 전 회장 영구 퇴진, 오너 일가 금호고속 지분에 대한 담보 설정 등을 조건으로 5000억원 지원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 9조7835억원 중 63.7%(6조2518억원)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회사다.

이 뿐이 아니다. 앞서서 대한항공의 등기대표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하여 바뀌었다. 국내의 산업 환경은 과거의 기업지형도와는 상상이 어려운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오너 일가의 일탈된 경영과 비전문 경영의 서툰 경영에서 비롯된 결정이다. 과거에는 잘못된 경영이라도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라는 온건 주의적 정책과 정부의 우산아래 경영이 유지 될 수 있었다.

재계 경영 풍향 도는 과거의 근시적인 경영과는 판이하게 달라지고 있다. 기업경제의 규모는 국가 전체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거대규모가 되었다. 과거 기업은 현재 경영구조와 규모면에서 전혀 달랐다. 정부와 금융계에서 지원정책을 펼치면 살아남을 수 있는 규모였다. 이제는 우리 기업이 과거의 중소기업형태의 경영기법은 전혀 통하지 않는 대형화 되었다. 나아가서 세계의 경영방향도 과거의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경영은 턱도 없는 지형도로 바뀐 영향도 있다.

금호는 오판을 했다. 변화하는 국내외 경영환경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다. 회계감사의 기준은 엄격해 졌고 금융기관이나 금융당국의 선처는 옛말이 되고 있다. 회계감사는 더 이상 통과의례에 그치지 않는다. 오너가 자구책을 시늉만 하면 당국이 협조해줄 거라는 기대는 착각이 되고 있다. 사회전반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정부가 나서서 기업을 죽이고 살린다는 여론도 팽배하였다. 이제는 정부가 재벌을 편법으로 옹호하는 시대는 갔다.

아시아나의 오늘의 위기는 지난해 기내식에서 시작됐다는 전문가의 판단도 있다. 기내식의 업자선정에도 합리적이 못했다는 결론이 내려 졌다. 문제를 수습하는 박삼구 회장의 경영태도에도 지적 사항이 컸다.

아시아나의 문어발식 확장과 기업의 비도덕성 경영에 우리나라 모든 기업이 하나의 사례로 보아야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소식이 알려진 뒤 직원들 사이에는 안도감과 불안감이 동시에 나타나는 분위기다. 연령대가 높거나 부장급 이상에서는 불안해한다는데 젊은 층에서는 기대에 차있다는 소식이다. 이 같은 결과는 반복되는 오너리스크로 오래 못 다닐 직장이라는 인식이 컸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를 인수하는 회사도 충분한 자금력을 가진 기업이 나서야 한다.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합병해서 탈이 났다는 현실인식도 참고가 돼야 한다.